우리경제회복, 흐름세 지속할까?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정부가 최근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의 지표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어 2월 이후에도 경기회복 흐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경기가 상반기에 고점을 찍은 뒤 하강하고,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의견을 제시해 경기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을 경고하고 나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주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 지표들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올해 1월 지표들은 일시적 요인 등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2월 이후에는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시각은 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린북에 따르면 최근 우리경제가 폭설·한파,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종료 등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으로 일부지표가 둔화됐으나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1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36.9%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20.4% 늘어났다. 1월 취업자도 지난해 비교해 5000명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경기흐름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수출도 세계경제 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와 비교해 31.0% 증가했고, 수입은 한파에 따른 석유류 수입증가 등으로 36.9% 늘어났다.

2월중 소비자 물가도 가공식품, 석유류 등 공업제품가격안정으로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2월중 금융시장은 주가와 환율의 등락이 거듭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경기를 보는 정부의 낙관론적인 시각과 달리 민간경제연구소 등 경기예측기관에 따르면 경기가 1분기 또는 상반기에 정점을 찍은 뒤 둔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009년 12월 96.6으로 전월에 비해 떨어져 10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상반기에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경기동행지수가 횡보한 지 꽤 됐고 선행지수도 둔화되면서 마이너스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물가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지만 하반기 들어 강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산출물갭률의 마이너스 폭이 작년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시중유동성이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해 통화유통속도 증가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출물갭률이 마이너스인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 역시 우리경제가 완벽히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 장관은 이날 "경기지표만 보면 경제가 이미 위기에서 벗어난 듯이 보이지만 민간의 자생력이나 고용문제 등은 아직 심각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리스 등 재정위기 우려, 미국과 중국의 유동성 관리강화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기회복세가 견조해 질 수 있도록 당분간 거시정채기조를 유지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국제금융시장 등 대내외 여건변화와 우리경제의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경제여건 악화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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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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