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폰 제조사 특허침해 제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경쟁 제품인 구글폰을 제조하는 대만 업체 HTC를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하면서 애플과 구글 사이의 긴장관계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애플은 델라웨어 연방법원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HTC를 제소했다고 밝혔다. HTC가 애플 아이폰과 관련된 특허 20건을 도용했다는 것이 이유다. 애플이 HTC가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기술 가운데는 전원 관리 기능과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휴대폰 잠금 해제 기능 등이 포함됐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 경쟁업체가 우리 특허를 훔쳐가는 것을 쳐다만 보거나 아니면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애플은 조치를 취하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은 건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쟁사들은 애플의 기술을 훔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술을 창조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만 HTC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이용해 넥서스 원과 같은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업체로, 애플의 이번 제소는 사실상 OS를 제공한 구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14.4%로, 3년 전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 0%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구글의 기세도 무섭다. 작년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은 3.9%로 전년 0.5%를 기록한데서 크게 올랐다.

구글은 제조사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HTC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HTC가 최초의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 등을 생산하도록 협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른 제조사들의 호응도도 높아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이 앞으로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구글이 이번 소송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소송 결과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이번 소송으로 주춤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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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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