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수장들 꾹 다문 입 '세종시 딜레마'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 박충훈 기자, 최대열 기자]세종시 문제가 재계 총수들을 '꿀먹은 벙어리'로 만들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세종시 입주설이 날로 부풀려지는 가운데 6일 대한상의 신년인사회를 맞아 모처럼 모습을 드러낸 재계 수장들은 이와 관련해 일제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해 덕담을 나누다가 "세종시 이전설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자 말을 멈췄다.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정말 없다"는 말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부문 투자가 언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삼성 역시 할 말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행사에 참석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보도되고 있는 내용 중 삼성에서 확인된 내용은 하나도 없다"면서도 "정부의 방침에 협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확실히 결정된 것이 없으며 정부의 결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속단을 경계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역시 새해 덕담을 건네다가 세종시 얘기가 나오자 어색한 웃음으로 자리를 피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타 재계 총수들 역시 세종시 문제가 언급되면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재계 총수들이 입을 다무는 것은 정부와 기업 간 세종시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출 발언은 언감생심이라는 것.

세종시 문제의 키워드는 역시 정부차원의 인센티브다. 정부가 입주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혜택을 약속하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인수 후보군의 이름을 던지듯 언급하는 이른바 '언론플레이'를 전개하는 것에 대해 재계는 마뜩찮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는 아무리 물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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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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