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서 대형차 '질주'..경차 '주춤'

휴가철이 끝난 지금 중고차 시장에서 대형차의 질주가 두드러진다. 특히 그랜저TG 등 1000만원~2000만원대 대형차에 대한 수요층이 가장 두텁게 형성돼 있으며, 이 추세는 가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유가 상승으로 각광받던 경차 거래는 주춤한 상황이다.

27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휴가 기간 최고 인기 차종이었던 트라제XG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전국적으로 그랜저TG, SM7, 오피러스 등 2000만원 전후의 대형차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만해도 트라제XG는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는데 휴가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추세가 바뀐 것.특히 2005~2006년식 그랜저TG(2700cc)가 인기다. 스피드메이트 관계자는 "그랜저TG 수요가 이달 들어서만 20~30% 늘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가장 낮은 사양의 경우 1000만원 대에서 구입할 수 있어 대형차를 구입하는 데 따른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형차를 염두에 뒀던 소비자가 대형차를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데 최근 대형차의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이동했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차는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잠시 주춤한 상태다. 마티즈의 경우 200만원대, 모닝은 600~700만원대 저가 모델의 거래가 가장 활발한 편이다. SK엔카 관계자는 "예전에는 모닝과 같이 고가의 경차에 대한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연식이 오래되고 가격이 저렴한 경차들로 수요층이 옮겨갔다"고 설명했다.한편 쌍용차도 이달 초 파업 사태가 해결된 이후 소비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의들은 실구매로 이어져 일부 차종의 경우 매물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쌍용차의 중고차 가격은 신차의 50~60% 수준에서 형성돼 있으며 카이런, 렉스턴은 1000~1500만원대 물량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다.

스피드메이트 관계자는 "다음달 신차 출시에 따라 대체물량인 중고차가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SM3, NF소나타, 구형 투싼 등의 모델 가격은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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