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부품업체들, 해외 시장 공략 시동

글로벌 경제위기를 틈타 중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수요 감소로 개발도상국의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일부 중국업체들은 유명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중국 부품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부품을 공급하는 데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시장도 확대됐다. 또한 중국 업체들은 품질과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 한편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인수하며 힘을 키우고 있다.

존 파커 포드자동차 아시아·아프리카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공급에 있어서 중국은 날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제품의 질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로널드 베르거 스트레터지 컨설턴트의 마르쿠스 호프만은 "2004~2008년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약 30% 정도 성장했다"면서 "업계 규모가 2008년의 9500억위안에서 2015년에는 2조5000억위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수출 비중도 현재의 25%에서 3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의 수 천개에 달하는 부품업체들은 거의 모든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과거 중국 업체들이 주로 휠, 드라이브 샤프트 같은 부품 위주로 생산을 했다면 이제는 좀더 정밀한 부분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완더자동차기술유한공사의 자오칭제 회장은 "판매망 확대와 기술수준 제고를 위해 현재 인수합병(M&A)의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면서 "중국은 자금이 풍부하고 정부 또한 민영기업의 해외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오 회장은 "완더는 올해 여름부터 북미 자동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면서 "이미 한국의 현대자동차, 크라이슬러 중국 법인 등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여러 선진국의 부품업체들이 도산했다"면서 "앞으로 중국이 가장 완벽한 자동차 산업 라인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더 뿐 아니라 많은 중국 기업들이 M&A를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부품업체의 40%가 중국내 M&A를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25%는 해외 M&A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국 부품업체들이 완전히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업체들이 해외 수요 감소로 인해 자금난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알릭스파트너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부품업체들의 미국 수출 수입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더 주력하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시장은 이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중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34% 증가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