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정-김미숙, '찬란한 유산'을 이끄는 진짜 힘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유산상속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흥미롭게 풀며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중 주간시청률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전국시청률 30%를 오르내리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찬란한 유산'은 사실상 기존의 통속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다. 이질적인 가족 내부의 갈등과 복수, 돈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간의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소재들이 아니다.

'찬란한 유산'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익숙한 소재와 설정을 재조합하고 인물간의 갈등과 긴장을 그려내는 방식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를 배우의 연기에서 찾는다면 아마도 두 중견 연기자인 반효정과 김미숙의 노련함을 거론해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풋풋하고 미숙한 연기를 보이는 젊은 연기자들에 비해 두 중견배우는 캐릭터의 깊은 내면이 드러나는 농익은 연기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반효정이 연기하는 진성식품 대표이사 장숙자는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겸비한 인물이다. 반효정은 배우 자체가 지니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이미지에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의 인간적인 모습을 훌륭하게 그려내고 있다.

김미숙은 선량하고 지적인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의붓딸인 은성(한효주 분)이 받을 유산을 차지하고 친딸 승미(문채원 분)를 성공시키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악녀' 백성희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김미숙의 연기력을 칭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단지 악역 연기를 잘해서만이 아니다. 극중 백성희는 차갑고 살벌한 계모의 모습과 연약한 여자의 모습을 오간다.

'찬란한 유산'이 흥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은성과 환(이승기) 사이의 갈등과 멜로라인은 물론 장숙자와 백성희를 위시한 주요 인물들의 갈등이 사실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7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6일 방송된 '찬란한 유산' 13부는 전국시청률 2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12회부가 기록한 33.4%보다 4.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찬란한 유산'이 다시 시청률 30%를 넘어서기 위해선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요인에 대해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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