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옵션만기 예상되지만 변수는 남아

외국인 선물 매도시 프로그램 매물 부담 커질수도

그 어느 때보다 무난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5월 옵션만기이지만 여전히 주목해야 할 변수는 남아있다. 바로 외국인의 선물 매매다.

옵션만기와 무관하게 당일 외국인이 대규모로 선물을 순매도할 경우 옵션만기 때 가해지는 프로그램 매도 충격이 거세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외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옵션만기 때 변동성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지속적인 순매수세를 지속했던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매도와 매수를 반복했다. 지난주 초에는 이틀만에 9000계약에 가까운 대규모 물량을 처분하기도 했다.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 이후 매수 포지션을 늘려왔던 외국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익 실현의 성격이 엿보였다.

전날 선물시장에서는 베이시스가 개장초 수차례 백워데이션에 빠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개인이 4000계약 이상 선물을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를 끌어내렸던 것. 당시 외국인도 순매도를 기록 중이었지만 매도 강도는 개인에 비해 현저히 약했다.
만약 외국인 매도까지 가세했을 경우 베이시스 급락에 따른 대규모 차익거래 물량 출회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된 매도 물량은 3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현물을 동시에 순매수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했지만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현물 순매수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매수차익잔고가 7조원 붕괴 직전까지 밀리면서 옵션만기 때 차익 매도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11일 기준으로 매수차익잔고는 7조0081억4500만원까지 떨어져 바닥 수준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차익잔고가 더 내려갈 수 있으며 매도차익잔고를 통해 추가 매도차익 물량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차익에서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라는 점 역시 프로그램 매도를 확대시킬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결제약정이 크게 감소하지 않은 만큼 외국인의 선물 매도 여력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국인의 선물 매매는 여전히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만기일 당일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매도를 감행할 경우 인덱스펀드의 현선물 스위칭을 통한 프로그램 차익 매도 물량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옵션만기 이후 차익거래는 유입과 유출이 반복되고 있다"며 "만기 직전 대규모 차익 순매수가 유입된다면 만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옵션만기와 연계된 매도 물량 자체만을 감안했을 때 이번 옵션만기는 큰 부담이 없다는 분석이다. 컨버전 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황에서 최근에는 리버설 가격조건이 호전되면서 장 마감후 옵션만기와 관련한 매수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연구원은 "옵션만기일 동시호가에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유입될 옵션연계물량이 1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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