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2,3위 반도체 통합, 삼성 잇는 세계3위 도약

일본 반도체 2, 3위 업체가 경영을 통합하고 세계3위 메이커로 도약한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3위 업체 NEC 일렉트로닉스는 2위인 르네사스 테크놀로지와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NEC일렉트로닉스 칩 유닛의 이노쿠마 시노 대변인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전화 통화에서 “NEC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르네사스와의 합병을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노 대변인은 “아직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르네사스와 NEC 양사가 이달 중 합의를 도출해내고 내년 4월경 공식적으로 통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통합 형태와 출자 비율 등을 막판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1조2000억 엔(120억 달러)의 연매출을 올리는 일본 최대 반도체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의 인텔과 한국의 삼성전자를 잇는 3위 업체로 도약한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모바일폰, 평면 TV 등에 쓰이는 칩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이들 업체가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궁여지책이다. 리서치 회사 가르트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업계 총 매출은 전년대비 24% 급락할 전망이다.

미츠비시 UFJ 증권의 시마다 유키히코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계 개편은 불가피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두 업체가 의미 없는 경쟁을 벌이는 것 보다 합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르네사스는 히타치가 55%, 미쓰비시전기가 45%를 출자해 만든 기업이다. 작년 3월말 결산에서는 95억엔의 순익을 기록했다. NEC는 최종 손익에서 159억엔의 적자를 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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