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특집]철강, 아낌없는 투자로 성공불꽃 키운다


"바닥이 눈앞에 있다. 이제는 성장을 모색하자."

경기불황으로 전 업계가 몸을 움츠리고 있지만 철강업계는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올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철강업계의 성적은 시장의 예상대로 최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도 되지 않는 57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순이익도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분위기가 실적만큼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2분기 이후 실물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되면서 1분기 바닥을 찍고 업황도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분기 실적으로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업체들에게 최근의 불황은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불안요소를 되짚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불안요소를 개선함으로써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을 창출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불황에 따른 투자 포기와 투자 연기 선언을 하고 있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대규모 투자를 중단 없이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광양에 1조8000억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 200만t 규모의 후판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포항에도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신제강공장을 신설한다. 현대제철은 국내 두 번째 일관제철소가 될 당진제철소에 올해에만 2조원을 투입, 연내 고로 1기 공사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동국제강은 충남 당진에 후판 공장이 오는 11월 완공되며, 인천제강소 업그레이드 공사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제철소 건설사업도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 시점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기업들은 불황이후 대규모 수요에 부응해 큰 과실을 따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만 키워서는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임직원들의 마인드 전환, 상생협력 등을 통해 다양한 고객에 대한 수요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영원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하라고 말하는 이유는 대규모 장치산업인 철강업체 포스코가 IT기업 못지않은 빠른 기업이 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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