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는 미디어법안처리 방침을 합의한 뒤에도 마찰음을 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차례로 출연해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합의한 내용을 미디어법안에 반영해야하는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먼저 나온 정 대표는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의견을 나누고, 100일이 지나 표결하겠다는 이번 타협안에 대해 “여론 수렴을 위해 논의기구를 둔다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과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합의내용이 새로 수정될 법안에 반영될지 “결국 국민이 지켜본다”며 “여론 수렴결과를 반영하는데 게을리 하고 현재의 원안을 그대로 밀고 나가서는 안 된다”고 한나라당에 경고했다.
그는 이번 타협안에 마뜩치 않아 하면서도 “완패할 것이냐, 후일을 기할 것 이냐 기로에 있었다”며 “앞으로 이 에너지를 투쟁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해, 여야간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아울러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을 압박했다”면서 “국회의장이 굴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뒤이어 나온 박 대표도 포문을 열었다. 그는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타협을 위해 노력하고 그래도 안 되면 표결한다는 것이 이번 협상의 내용”이라고 소개하면서 정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00일 동안 서로가 논의하면 문제가 봄 눈 녹듯 녹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재벌의 지상파 방송진출을 금지한 새로운 안을 내놓은 박 대표는 “일자리도 급하지만 반대하는 분들의 마음도 달래주자는 것”이었다면서, 재벌의 지상파 방송을 통한 일자리 창출 논리를 일단 접었음을 시인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한나라당이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비판이 아니라 권유를 한 것”이라면서 “(국회의장 탄핵론은) 일부에서 격하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구성될 사회적 논의기구에 “한나라당은 미디어 전문가가 들어간다”면서 “미디어 융합에서 좌표를 정할 사람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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