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사이드] 오바마의 입에 주목하는 눈

다우지수 12년만에 최저치..은행 국유화 논란 가속화

뉴욕증시가 12년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으며 7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재무부를 비롯한 5개 금융 당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추가적인 은행 지원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은행 국유화에 다시한번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비롯한 금융주는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수는 낙폭을 줄이지 못한 채 12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는 전일대비 6.73% 상승하며 큰 폭으로 치솟았다.

다우지수가 지난해 11월 저점을 깨뜨렸던 며칠 전만 하더라도 변동성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면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제는 그 공허한 희망도 크게 줄어들었음을 지표 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은행 국유화'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국책 모기지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도 사실상 국유화된 이 마당에 씨티그룹을 국유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씨티를 국유화할 경우 타 은행도 비슷한 문제에 휩싸이게 되고, 이것이 미 정부의 재정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큰 걱정거리다.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연초 자리잡았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갈 곳을 잃은 지 오래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은행 국유화'에 대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차라리 하루빨리 부실은행을 국유화해 예고된 악재를 이끌어내던가, 그게 아니라면 투자자들이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도록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낙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미 수많은 투자자들의 눈은 오바마 대통령의 입만 주목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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