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수치오류 보고서 '망신살'

하나금융지주의 경제연구소인 하나금융연구소가 수치오류 보고서를 내 망신살이 뻗쳤다.

공신력 있는 연구소의 보고서 수치가 조단위로 오류가 나는 한편, 수치의 주체도 금융지주를 은행으로 분류하는 등의 보고서로 신뢰에 금이 가는 실수가 발생한 것.

13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주관으로 개최된 기자간담회의 발표 자료인 '주요 은행 건전성 동향 및 전망' 내용상에 중대한 오류(수치 및 그래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나지주는 "연구소의 부정확한 자료 배포로 인해 언론사 및 관련 기관에 피해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사과보도를 냈다.

문제의 발단은 하나금융연구소 한 연구원이 발표한 '은행 구조조정 리스크'에 대한 보고서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건설사 16개 중 12개 업체에 대한 금융기관 전체 여신규모는 42조2000억원으로 이중 4대 은행 노출규모는 10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이 수치는 42조2000억원이 아닌 4조2000억원이었고, 4대 은행 노출 규모는 10조5000억원이 아니라 1조원이었다. 38조원, 9조원이나 되는 금액만큼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기존 보고서에서 은행별 부실 건설사 여신 규모가 우리은행이 4조5000억원, 신한이 3조3000억원, 국민이 1조9000억원이고 하나은행이 8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 수치도 실제로는 우리은행 4500억원, 신한은행 3300억원, 국민은행 1900억원, 하나은행 800억원으로 조단위의 격차가 났다.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조선사에 대한 금융기관 전체 여신 규모도 14조원이 아니라 1조4000억원으로 정정했고, 이에 따라 은행별 부실 조선사 여신 규모도 하나은행 600억원, 국민은행 4200억원, 신한은행 4300억원, 우리은행 900억원으로 정정했다.

또한 이 연구소는 그래프 제목을 잘못 분류하는 바람에 타 은행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하나금융지주는 '은행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가 실제는 '금융지주별 부동산 PF 잔액 규모'라며 정정한다고 밝혔다. 또 '해운업 여신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를 '해운업 고정이하 여신 현황'으로 정정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측은 "수치 단위가 하나씩 오류가 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며 "전적으로 하나금융연구소의 잘못인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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