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상 "악역은 이제그만...누가 내 손 잡아줬으면"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배우 안내상이 '조강지처클럽'의 원수 같은 남편에서 사랑을 그리워하는 남편으로 변신해 연극무대에 오른다.

대학로 연극 프로젝트 '연극열전2'의 '민들레 바람되어'에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평범한 남자 '안중기'역에 캐스팅된 것.

안내상은 3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역할을 통해 연기잘한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 누군가 다가와서 손을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미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극을 본 관객들이 '저 인물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하고 싶다는 것.

안내상은 무대에서 출발했던 배우다. '제행날' '춘풍의 처' '지하철1호선' '라이어' 등의 공연을 통해 연기의 기초를 다져왔다.

그는 "대학로는 익숙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7년만에 돌아와보니 처음 걸어보는 느낌이 들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가 '민들레 바람되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바로 관객층의 변화를 느끼게 된 일. 그는 "출연 제안을 받고 공연을 보게 됐는데 관객층이 다르더라. 20~30대가 아니라 주부들이 자리에 앉아서 감상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수의 사람만이 연극을 관람하고 연극무대가 '그들만의 세상'으로 여겨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왔던 그가 이 공연을 통해 연극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게 된 것.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 서면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작품자체가 가진 아우라가 강해서 배우는 슬슬 걸어만가도 관객들이 자기주변의 사람을 연상하면서 몰입할 수 있겠다. 내가 그렇게 부담갖지 않아도 작품의 힘을 빌어 연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극은 조재현·정웅인·안내상 세 명의 남편이 돌아가며 연기한다. 안내상은 "배우들에 따라 연기가 변했으면 좋겠다"면서 "울어야 하는 부분에서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고 다른 곳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재밌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안내상, 정웅인, 조재현이 출연하는 '민들레 바람되어'는 오는 13일부터 PMC대학로 자유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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