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사이드] 나스닥만 유독 오른 이유

"버릴 것은 버린다" 차별화 뚜렷해져

2일 뉴욕 증시는 혼조마감됐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차별화가 뚜렷했다.

3대 지수의 등락률을 살펴보면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80%, 0.05%씩 내린 반면 나스닥 지수는 오히려 1.22% 올랐다. 나스닥 지수와 다우지수의 등락률 격차는 무려 2.02%에 달했다.

이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약해진 탓에 투자 방향이 한쪽으로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차피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그나마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 쪽으로 투자를 집중해 손실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것.

칸터 피츠제럴드의 마크 파도 시장 투자전략가는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S&P500 지수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여왔다"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투자심리 속에서 이는 '명확한 차이(positive divergence)'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7년 여름 이후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던 것은 항상 기술주였고 금융주는 버리는 카드였다. 이날 다우지수 종목별 등락률을 살펴봐도 인텔(5.66%)과 마이크로소프트(4.27%)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뉴욕 증시는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전저점에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연초부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우지수는 113년 역사에서 최악의 1월을 힘겹게 마무리하며 간신히 지켰던 8000선(지난달 종가 8000.86)을 2월의 첫 거래일날 내주고 말았다. 이날 다우지수의 종가는 7936.83이었으며 장중 7900선이 무너지며 7867.37까지 후퇴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전저점 7449.38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베리 냅 미국 주식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뉴욕 증시가 1분기에 지난해 11월의 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냅은 1분기에 S&P500 지수가 75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741.02까지 밀린 바 있다.

냅에 앞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투자전략가도 S&P500 지수가 지난해 11월의 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올해 뉴욕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희박해지고 있다.

올해 1월 다우지수는 8.8%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1월에 하락하고 그해 연간 하락세를 기록했던 경우는 지난 112년간 84차례 있었다. 무려 75%의 적중률이다. 지난 30년 동안에는 26차례 적중했으며 적중률은 87%로 더욱 높아졌다.

이전 다우지수가 보냈던 최악의 1월은 1916년이었다. 당시 다우지수의 1월 하락률은 8.64%였고 그해 다우지수는 4.91%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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