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탄생석 '자수정' 선물 어때요?

2월은 추운 겨울을 벗어나 봄의 기운이 서서히 일어나는 계절이다.

사랑하는 사람 또는 자녀들에게 기억될만한 선물을 고민중이라면 2월의 탄생석인 ‘자수정(아메시스트, Amethyst)’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수정은 무색투명한 일반 수정(백수정)에 철이 섞여 청보라색이나 적보라색을 띠는데, 소량의 철분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땅 속에 있는 약한 방사선에 노출돼 보라색을 띤다. 연보라색에서 진보라색에 이르는 것이 있고, 색이 짙을수록 귀하고 높은 가격을 받는다. 화강암이 많이 분포돼 있는 우리나라는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국산 자수정 산지는 경남 울주군 언양면의 언양 자수정이 널리 알려져 있다. 타산지에 비해 붉은 색감이 많이 나타나 인기가 높고 고가다.

자수정을 아메시스트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명칭이 붙은 이유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됐다.

어느날 술의 신 박카스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로 호랑이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박카스는 자기의 기분전환을 위해 산책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사람을 자기 호랑이의 밥이 되게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맨 처음 나타난 사람은 다이아나(Diana) 신전에 참배하러 나온 아름다운 옷을 입은 순결한 소녀였다. 그 소녀를 호랑이가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순간 다이아나 여신이 소녀를 하얀 돌로 변화시켰다. 화석의 아름다움에 감탄한 박카스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그 화석에 포도주를 부어줬고 하얀 돌은 포도주색으로 변했는데, 화석이 된 소녀의 이름이 바로 아메시스트였다고 한다. 이후 자수정은 순결과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는 돌로 널리 알려졌다.

중세 기독교 시대에는 자수정의 순결함이 높이 평가돼 오래도록 종교의 율법과 금욕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교회의 의전제기에 자수정이 많이 쓰였다. 추기경의 반지는 물론, 지금도 신부나 목사의 반지로 선호하고 있다. 성서에 따르면 자수정은 아론(Arron)의 흉패와 옛 이스라엘 제사장의 허리띠에도 장식됐으며 영국 왕실의 왕관에도 장식돼 있다.

귀족들도 자수정을 매우 귀한 보석으로 여겼다고 한다. 예로부터 보라색은 귀족의 색으로 알려졌는데, 18세기 이전까지 자색 염료를 조개에서 채취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워 왕족이나 귀족들만이 자주색,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양에서는 자수정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신다 하더라도 취하지 않으며, 자수정을 몸에 장식하면 누구나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침착한 사람이 되고, 지능지수가 높은 영리한 사람이 된다고 믿어왔다. 전쟁에 나간 군인은 자수정만 있으면 총탄으로부터 피할 수 있으며, 어떤 전염병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이렇듯 자수정은 자색의 아름다움은 물론, 특별한 의미까지 선물할 수 있는 신비스러운 보석이다. 귀한 만큼 자수정의 색깔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봉화 이에스돈나(E.S. donna) 실장은 “자수정은 급격한 열에 균열을 일으키며 햇빛을 오래 쬐면 변색이나 퇴색의 우려가 있다”면서 “직사광선과 열을 피하고 세척시 따뜻한 물에 칫솔로 세척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준 후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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