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범 금투협, 구조조정 신호탄 쏘나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를 합쳐 다음달 4일 출범할 '한국금융투자협회'에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금투협은 29일 통합 협회 출범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발령을 냈다.

현 신성호 증권업협회 상무는 경영전략본부장으로, 백명현 위닝 해빗 컨설팅 대표는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어질 직원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황건호 회장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언급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황 회장을 보좌한 홍보통 김강수 이사가 이번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앞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3개 협회가 통합되는 금투협의 회장직을 황 회장이 맡게 되면서 다른 협회와의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 시범적으로 자기 사람을 내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3개 협회 임직원 11명이 보직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점도 앞으로 인사태풍이 거셀 것임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금투협은 이날 3개 협회 직원에 대한 성과 및 리더십 평가 등을 기초로 부서장 3명, 팀장 7명, 팀장 대우 1명 등 총 11명에 대해 보직을 미부여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11명의 보직 미부여 직원은 전체 부팀장 수 58명의 약 19%에 해당한다. 보직이 미부여된 11명은에 대해서는 재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이에 대한 재평가를 할 방침이다.

정규윤 금투협 설립준비반장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지만 직 미부여 자들의 개인적인 의사를 반영해 사임을 원할 때에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도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금투협은 새 출범과 함께 임원의 임금을 전년 대비 10~15% 삭감하고 직원들에 대해서는 복리후생제도 조율로 실질임금을 5~10% 깎기로 했다"며 "또 일부 부서장들이 보직을 받지 못하자 다들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이 이날 단행한 임원 인사에 대해 증권업협회측으로 지나치게 기운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서장과 팀장급 인사의 경우 증권업협회 출신들이 경영전략본부 등의 요직과 본부 외 부서장 직을 대부분 차지했고 팀장급 인사에서도 전체 38명 가운데 증협 출신이 27명, 자산운용협회가 8명, 선물협회 출신이 2명으로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협회보다 증권업협회 인원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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