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災(재) 걸린 국채선물, 하락 마감

눈치보기·수급부담·국고채 직매입 부인

국채선물시장이 3가지 악재에 고꾸라졌다.

우선 30일 발표예정인 산업생산지표와 오늘 오후 발표될 2월 국고채 발행예정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했다. 여기에 주식시장 강세와 공사채 발행물량이 늘어나면서 수급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날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학자금대출증권(SLBS) 물량만도 5493억원이었다.

그리고 장 막판 한국은행 관계자의 국고채 직매입 부인 발언은 국채선물시장에 결정적 한방을 날렸다.

29일 서울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15틱 하락한 112.7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후반 120.83까지 회복하던 국채선물은 동시호가거래에서 이날 최저가인 112.62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은 5일 이동평균선인 112.65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 있겠다.

매수주체별로는 외국인과 증권이 각각 1084계약과 822계약을 순매도 했다. 개인과 선물회사 또한 291계약과 218계약을 순매도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경우 장초반 매수세에서 반전하며 이틀 연속 순매도세에 가담했다. 증권 또한 이틀 연속 순매도세다.

반면 은행과 기금이 각각 1244계약과 616계약을 순매수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은행은 이틀연속 1100계약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보합인 112.85로 개장한 후 이날 고점인 112.88을 찍은 후 곧바로 급락하면서 오전장 중 112.68과 112.76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오후장에서는 저가를 조금씩 높여가던 중 한은이 국고채를 직매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면서 112.83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이 국고채 직매입은 없다는 한은 관계자와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대응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때가 있는 법이고 지금 시점에서 한은이 직매입을 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지금의 국고채 금리는 특이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정상수준”이라며 “장기금리를 끌어내려야 하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당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여 당분간 국고채 직매입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내일 있을 산업생산지표 발표와 오늘 오후 국고채 발행계획을 보고 움직이겠다는 심리로 매수가 주춤하던 차에 주식시장 강세와 공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수급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장막판에 돌던 국고채 직매입설로 인해 다시 반등을 모색하던 중 한은 관계자의 부인보도로 인해 실망매물이 겹쳐서 좀 더 밀린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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