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Q 어닝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국내 기업들의 작년 4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의 98%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악화된 실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국내 기업의 충격이 예상보다 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9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까지 작년 4ㆍ4분기 실적을 내놓은 코스피시장 76개사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127억원으로 전년동기 및 직전분기 보다 각각 98.07%, 98.03%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3조471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51.87%, 전분기보다는 63.02%씩 줄었다.

매출액 역시 101조9954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7.09% 하락,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전년동기보다는 8.33%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은 더욱 부진했다.

지난 28일 오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23개사의 순손실은 331억원으로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77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6%, 전분기보다 22.85%씩 떨어졌다.

다만 매출액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사의 매출총액은 1조6286억원으로 전년동기 및 전분기 보다 각각 12.05%, 11.31% 증가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4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삼성전자의 영향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128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2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영업이익도 시장 예상치인 2518억원 적자 보다 3배 이상인 937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KT 등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어닝 쇼크'(실적 부진 충격) 수준이었다는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기업들의 순익이 98% 급감한 것은 삼성전자의 적자 때문이다"며 "다른 기업들도 경기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업 실적 발표가 3분의 1 밖에 되지 않았고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도 우려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전체 기업들의 수익성은 현재 수치보다는 다소 좋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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