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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의 세계]①‘기다릴 수 없어’ 2206명 중국서 장기 이식…왜?

최종수정 2017.09.12 16:42 기사입력 2017.09.12 16:42

장기 1개당 8000만원~1억6000만원 사이 거래…中, 사형수 장기 적출 공공연하게 이뤄져

신장 이식 수술 모습. 사진 = gettyimagesbank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장기 기증자가 너무도 간절한 ‘이식 대기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기증자 숫자는 그 1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장기 매매를 통해 중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진행한 환자가 16년간 2206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세계이식학회 국제학술지 ‘이식(Transplantation)’은 국내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이식 후 면역 치료’를 받고 있는 콩팥·간 이식 환자가 2000년부터 2016년 사이 2206명으로 조사됐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경희대병원 안형준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국내 주요 장기이식 환자 관리병원 42곳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이식 대기자 수는 2015년 2만7444명, 장기 기증자 수는 2565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기증자 이식 건수는 2013년 3821건, 2015년 4107건으로 대기자 수에 비하면 기증자와 이식 건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에 건강보험 미혜택 및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장기매매를 통해 수술을 진행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 연도별 간 이식 횟수. 그래픽 = 이주영 디자이너

97%가 중국에서 수술…왜 중국 선호하나?
안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외국 장기이식 환자의 97.3%인 2147명이 중국에서 수술을 받고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미국(33명), 필리핀(10명) 순이었다. 한눈에 봐도 압도적인 수치, 환자들은 왜 중국에서의 장기이식 수술을 선호하게 됐을까?

지난 3월 11일 중국인체장기기증·이식위원회 황제푸(黃潔夫) 위원장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중국의 사망 후 장기기증은 4080건, 장기이식 수술 건수는 1만 3000 건으로 세계 2위의 장기이식 대국이 됐다”며 “장기기증 수량도 미국에 버금가는 세계 2위로 수술 성공률도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져 간이식 수술의 1년 생존율은 95%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인구대국인 동시에 장기대국으로 2000년 이후 급진적 성장을 이뤄왔다. 중국 내 개혁성향 주간지 남방주말은 ‘2000년은 중국 장기이식의 분수령’이란 기사에서 “그해 중국 간이식 건수는 전년 대비 10배가 증가했으며, 2005년엔 다시 3배 증가했다”고 분석한 뒤 “이 숫자가 정확하다면 짧은 6년간 중국 연간 간이식 수술은 30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폭발적 성장과 몰려드는 외국 원정 장기이식 수요를 감당할, 엄청난 양의 기증 장기의 출처는 어디일까?

체포된 파룬궁 수련자들의 생체 장기적출을 시연하고 있는 파룬궁수련자들. 사진 = 연합뉴스/AP

국제사회의 공공연한 비밀, 파룬궁

불가와 도가를 기반으로 한 기공수련법인 ‘파룬궁(法輪功)’은 1992년 창시 이래 중국 전역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로 성장했으나, 1999년 수련자 수가 1억 명을 초과해 공산당원 수를 넘어서자 정부는 언론을 동원해 파룬궁을 불법 사교(邪敎) 집단으로 규정,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1999년 7월부터 파룬궁 박해를 발동했는데, 당시 주요 외신 보도로 확인된 인원만 5000여 명이 공안 당국에 체포됐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심혈관 연구센터에 근무하던 왕즈위안(汪志遠) 박사는 체포된 파룬궁 수련자 추적을 위한 ‘파룬궁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를 조직, 실태조사에 나섰는데, 중국 전역의 장기이식병원 의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식 장기 기증자 다수가 파룬궁 수련자이며 배후에는 병원과 정부의 뿌리 깊은 유착관계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왕 박사는 “2007년 상하이 창정병원 의사와 통화에서 그는 ‘(이식 장기는) 모두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라며 이를 공공연한 일반 사업처럼 대했다”고 말한 뒤 “가격도 정찰제로 당시 신장 하나당 23만 위안(약 3800만원) 에 매매되고 있었다”고 FDI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인권단체를 비롯한 국제 장기 밀매 감시 기구의 쏟아지는 비난에 중국은 적극적 해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7일 바티칸에서 개최된 장기매매 반대회의에 참석한 황제푸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불법장기 매매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 "13억 인구의 대국이다 보니 일부 위반 사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법 위반 사례는 엄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니콜라 베클랭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이식되는 장기 대다수가 3000~7000명 규모의 사형수에게서 적출된 것”이며 “중국은 넘치는 장기 수요에 따라 이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국의 사형 집행이 종종 특정 이식수술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환자가 준비된 때에 날짜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뤄진다”면서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일임에 따라 신뢰할만한 정보 확보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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