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업이나 교직, 공무원 사회에서 임직원의 정년퇴임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동기나 후배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 퇴직하는 검찰조직 관행에 비춰보면 검사의 정년퇴임은 극히 이례적이다.
정 전 검사는 지난달 30일 내부망에 올린 퇴임 인사에서 "평생 처음으로 겪어보는 검찰의 엄청난 위기 상황 속이라 더 마음이 허전하고 아프다"며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가슴에 그리며 늘 마음 깊이 축원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41살에 부장검사가 된 정 전 검사는 대검찰청 공안 3과장, 공안 1과장, 공안기획관을 거쳐 2002년 전국 최대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지검 3차장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서울지검 휘하 검사가 피의자를 가혹 행위로 숨지게 한 사건으로 순탄하던 그의 검사 생활도 굴곡을 맞았다. 이후 15년간 그는 검찰 내 '한직'으로 일컬어지는 고검에서만 근무했다.
평생을 검찰에서 재직하다 검사로 정년퇴임하는 사례는 몇 년에 한명 꼴로 있어왔다. 서진규 전 서울고검 검사(6기)는 30년 4개월을 검사로 재직하다 2006년 12월 물러났다. 그는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보다도 한 기수 선배였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갔다. 퇴임 후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았다. 바로 앞서서는 2002년 2월 퇴임한 안대찬 전 서울고검 검사(사법시험 1회ㆍ4기)가 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찰총장의 정년은 65세, 그 밖의 검사는 63세가 정년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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