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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한려수도 품은 섬, 쪽빛 치마 둘렀네

최종수정 2018.12.06 09:33 기사입력 2018.07.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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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섬으로 떠나는 휴가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풍경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풍경



소매물도 등대섬

소매물도 등대섬

비진도

비진도



[조용준의 여행만리]한려수도 품은 섬, 쪽빛 치마 둘렀네


[조용준의 여행만리]한려수도 품은 섬, 쪽빛 치마 둘렀네
욕지도 삼여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여도

욕지도 삼여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여도



[조용준의 여행만리]한려수도 품은 섬, 쪽빛 치마 둘렀네


[아시아경제 여행전문 조용준기자] 통영은 이야기꺼리가 참 많은 고장입니다. 조그만 항구에서 '고향바다'를 떠올리고, 산양일주도로 해안에서 핏빛 낙조를 품기도 합니다. 미륵산 전망대에 올라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한려수도를 한없이 바라보는 맛을 또 어떤지요. 그뿐인가요.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전혁림….등 이름만 들어도 울림이 전해지는 거장들이 태어나 예술적 감성을 키우던 곳이기도 합니다. 맛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충무김밥을 비롯해, 오미사꿀방, 졸복국, 도다리쑥국, 통영만의 독특한 술문화인 다찌집 등 입맛을 사로잡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통영은 뭐니해도 한려수도를 품고 있는 올망졸망한 섬 여행지로 그만입니다. 유인도, 무인도를 포함해 부속섬이 500개를 훌쩍 넘습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오밀조밀 뿌리 내린 섬들은 저마다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며 뭍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바다 위 망망히 떠도는 아련한 그리움들이 굳어 내린 게 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섬으로 가는 여행은 맘 속의 그리움을 만나는 길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휴가, 통영 섬으로 떠나는 여정을 소개합니다.

◇소매물도-등대섬으로 불리는 통영에서 가장 이름난 섬
통영항을 빠져나간 여색선이 파도를 헤치며 소매물도를 향한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26km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섬이다.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이름났다.

소매물도는 작은섬이다. 해안선 길이는 3.8km. 이 산비탈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섬마을 뒤쪽은 바위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옥빛 바다와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파도와 바람과 맞서온 기암 절벽들이다. 썰물 때 하루 두 번 열리는 열목개 몽돌길 너머 등대섬은 위풍 당당하다.

소매물도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등대길'을 걷는 것이다. 선착장~폐교~망태봉~열목개~등대섬에 이르는 코스다.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마을 한가운데로 난 가파른 돌계단이다. 길을 오르다 뒤돌아서서 바다를 바라보자. 달라도 너무 다른 바다가 그곳에 있다. '쪽빛 바다'란 표현이 잘 어울린다. 소매물도의 바다는 짙은 푸른색이면서 옥빛이 감돈다.

망태봉(157m)정상에서 바라본 소매물도는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그 뒤에 점점이 서 있는 갯바위들이 그림같다. 실제 관광객 중 상당수가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는 열목개 몽돌길이다. 열목개에는 수시로 물보라가 인다. 바닷물이 빠지면 열렸다가, 바닷물이 부풀어 오르면 지워진다. 사람들은 길이 열린 틈을 타서 등대섬으로 오른다. 등대가 서 있는 정상에서 수직단애를 내려다보면 그저 아찔하다. 주위엔 병풍바위 촛대바위 등이 우뚝우뚝 호위하듯 서 있다.

◇욕지도-고매하고 아름다운 보석 같은 섬
통영 앞바다 끝에 욕지도(欲知島)가 있다.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흩어진 10개의 유인도와 45개의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는 욕지면의 본섬이다. 통영을 떠난 배가 옅은 안개옷을 입은 납도, 상노대도, 봉도, 연화도 등 부속 섬들을 헤치고 나가자 보석 같은 섬이 나타났다. 욕지도를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배로 실어온 차를 타고 잘 갖춰진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섬의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오솔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것이다. 섬이 크지 않아 하루 안에 2가지 모두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마을이 노적마을이다. '이슬이 쌓여' 생긴 마을이라, 이름만큼이나 비탈에 들어선 마을은 아름답다. 내초도와 외초도가 마을 앞바다를 가로막고 있고, 초원 위에 웅크리고 있는 사자를 닮은 사자섬이 그 옆에서 마을을 응시하고 있다.
개미허리처럼 잘록 들어간 개미목과 혼곡을 지나면 욕지도 최고의 비경인 삼여도를 만난다. 삼여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여도는 송곳처럼 수면을 뚫고 솟은 바위 두 개가 작은 바위 하나를 감싼 모양이다.

해안절벽 위로 이어진 고래머리길을 달리면 덕동해수욕장이 있고 한 두 굽이 더 돌면 울릉도의 도동항을 닮은 몽돌밭 해변의 도동이 나온다.

섬의 최고 봉우리는 천왕봉. 해발 392m다. 뭍의 산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높이지만 바다에서 솟은 산이다 보니 그 호쾌함은 내륙의 산을 1,000m 이상 올랐을 때의 느낌이다. 게다가 욕지도 앞바다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한려수도가 아닌가.

시간이 부족해 트레킹만 즐기고 싶다면 할매바위, 매바위를 지나 대기봉까지만 다녀와도 된다. 매바위는 최고의 전망대다. 둥글게 감싼 아늑한 욕지항의 풍경과 마치 용이 꿈틀대는 듯한 섬의 동쪽자락의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연화도-한 떨기 연꽃처럼 탐스런 섬, 해상 보행교도 장관
연화도는 뱃길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연꽃섬이라는 뜻에 걸맞게 연화사, 보덕암 등 불교 문화재가 많고 통영 8경의 하나로 꼽히는 용머리바위 등 빼어난 해안절경과 해수욕장이 있다.

연화도 도착 직전에 섬 3개(연화도, 반하도, 우도)가 가로로 펼쳐지고 세 섬을 잇는 해상보도교가 장관을 연출한다. 최근 개통한 총 길이 302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보도교다.

섬 이름이 연화도라 불린 것은 불교와 관련이 깊다. 미륵도, 욕지도, 연화도, 세존도, 반하(반야)도…. 한때 불교가 탄압받던 시절에 뭍 사람들은 섬을 찾아 불교적 이상 세계를 구축하려 했음이 분명하다.

연화사 부속 암자인 보덕암에서 바라본 용머리 해안은 길게 늘어선 바위들이 마치 용이 바다를 향해 달려가려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갯바위 파도 소리가 아득히 들려오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 간다.

명물 출렁다리도 가보자. 아찔한 협곡을 이은 출렁다리는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출렁이며 몸과 마음마저 출렁거리게 한다. 동머리마을에 놓인 출렁다리 건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쪽빛 바다의 조망이 압권이다.

섬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A코스(약 9㎞)는 냉동창고 앞~연화봉~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 전망대~동두마을~선착장으로 이어진다. B코스(약 8㎞)는 분교~연화봉~보덕암~용머리 전망대~분교~선착장으로 이어진다.

◇사량도-등산과 해수욕이 가능해 여름피서지로 인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뱀이 기어가는 형상이라 해서 '뱀 사'(蛇)자를 쓴 사량도라 한다. 통영에서 뱃길로 약 20㎞에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중간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상ㆍ하ㆍ수우도 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사량도는 면적 11.359㎢ 해안선과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인 기암절벽과 암릉은 사량도, 특히 상도를 대표하는 절경이다. 이 중 동쪽으로 길게 뻗어 서로 마주 보는 두 섬 중 '윗 섬'을 상도라 한다. 이곳에 대항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 모래가 고운데다 맑고 깨끗한 물, 분위기가 한적해 여름피서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량도에서 휴가를 보내려 한다면 등산채비와 해수욕 장비를 모두 갖추는 게 좋다. 해수욕과 더불어 가장 짧은 거리에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옥녀봉 등산 후 산을 내려와 산과 연결된 대항해수욕장에서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담근다면 청량하고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옥녀봉 기암괴석은 바다를 병풍처럼 받쳐줘 그 웅장함은 가히 절경이다. 등산과 해수욕이 싫증 나면 섬 일주 트레킹도 도전해볼 만하다. 트레킹을 하면서 섬 주변 곳곳의 경치를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비진도-두 섬을 연결하는 천연 백사장, 자연의 향기 가득
비진도는 '미인도'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극강의 매력을 지녔다. 이곳은 통영의 섬들 중 꼭 가볼만한 곳으로 꼽히는 이유는 경관이 여느 섬과 달리 눈부시기 때문이다.

비진도는 통영항에서 14km 떨어져 있는 그림 같은 섬이다. 통영항을 떠나 40여분만에 비진도 외항에 닿는다. 비진도는 두 개의 섬이 개미허리처럼 가는 육지로 연결돼 있다. 육지에 가까운 안섬의 정상은 천둥산이며 해발 137m, 바깥섬은 선유봉으로 312m다.

두 섬을 연결하는 모래길의 길이는 550m. 서쪽은 천연모래밭, 오른쪽은 몽돌밭이다. 해수욕장 바다 속은 누가 청소를 해놓은 것처럼 깨끗하고 물속 경사도 밋밋하다. 해수욕을 즐기다가 낙조를 감상하거나 돌틈에서 고둥 따위의 갯것을 채취하는 재미가 있다.

비진도 산호길은 자연의 향기를 마음껏 음미하며 타박타박 걷기에 좋은 트레킹코스다.
이외에도 통영의 섬들은 넘쳐난다. 임진왜란 중인 1592년 7월 8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크게 물리친 한산도도 빼놓을 수 없다. 한산도에는 아직까지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곳곳에 서려있다. 전쟁 당시 그가 기거하던 곳이자 집무실로 사용되던 운주당은 현재 유허비가 세워져 있는 사당인 제승당이 됐다.

통영=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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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중부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가다 판암IC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통영IC가 나오면 시내로 바로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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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충무김밥(사진)은 통영의 맛이다. 뚱보할매김밥집이 원조로 불린다. 통영만의 술문화인 다찌집과 자장면과 우동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향남우짜도 독특하다. 또 오미사꿀방, 시래기국, 졸복해장국 등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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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미륵도산양일주도로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중화마을부터 달아전망대까지의 2㎞ 구간이 최고의 낭만을 자랑한다. 해질때 이길을 달리면 환상 그 자체다. 또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정상(사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는 장관. 전혁림 미술관, 이충무공의 흔적이 남아있는 세병관, 동피랑, 서피랑 등 볼거리가 많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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