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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줄’ 넘어 TMI·JMT…“도대체 무슨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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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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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당신은 너무 TMI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줄임말이 진화하고 있다. 물냉면을 ‘물냉’, 비빔냉면을 ‘비냉’으로 줄여 쓰는 건 우리나라 언어문화의 한 측면이자 스마트폰 사용으로 문자 텍스트의 경제성을 강조하는 줄임말은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져), ‘엄근진’(엄격하다, 근엄하다, 진지하다의 앞글자 모음), ‘애빼시’(애교 빼면 시체) 등 줄임말이 넘쳐나고 있다. 하다하다 ‘별걸다줄인다’는 말의 ‘별다줄’까지 나왔을 정도다.

더 나아가 영어 알파벳을 이용해 줄임말을 만드는 문화도 생겼다. TMI(Too Much Information)가 대표적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말이 조금 길다 싶은 사람에게 어김없이 TMI라는 단어를 쓴다. TMI는 ‘필요 없는 과도한 정보’라는 뜻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길게 써놓은 자신의 일상 글에 해시태그(#)를 달아 ‘TMI였다’로 마무리 하는 식이다.

‘OOTD’(Outfit Of The Day·오늘 입은 옷)는 젊은 SNS 이용자들이 널리 쓰는 신조어다. 자신이 입고 있는 옷차림을 찍어 SNS에 올리는 행위를 통칭한다. 인스타그램에 #OOTD를 검색하면 약 1억990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JMT’(존맛탱·존X 맛있다(존맛)+강조의 의미 ‘탱’)는 ‘정말 맛있다’는 뜻의 우리말 비속어에서 앞글자를 영어 알파벳으로 바꿔놓은 말이다. 알파벳으로 된 단어지만 국적이 ‘한국’인 셈이다.

젊은이들은 이런 말을 써야 세련됐다는 인식을 한다. 김모(24·여)씨는 “주변 친구들이 TMI나 JMT를 입에 달고 산다”며 “긴 설명없이 짧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으니 자주 쓰게 된다”고 했다. 김씨는 또 “SNS 해시태그 문화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세련된 ‘요즘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성세대는 소통 단절을 우려한다. 직장인 박모(53·여)씨는 “회사에서 신입사원이나 젊은 직원들이 대화를 하다 자주 ‘TMI’ ‘TMI’ 하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 몇 번이고 뜻을 물어봤다”고 했다. 김모(48)씨는 “자기들끼리 소통하는 SNS에서만 사용하면 별 문제 없겠지만 일상 뿐아니라 TV에서까지 알 수 없는 줄임말이 사용돼 젊은이들과의 대화나 정보 접근에서 소외돼 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 신어 조사 연구를 맡고 있는 남길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어른들이 신조어에 대해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남 교수는 “젊은이들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어른들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신조어 뜻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말보다 문자를 이용한 의사소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기성세대도 맞춰 나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남 교수는 “신조어를 대중매체와 언론이 과하게 노출시키는 건 정도를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며 “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은 정보와 감정을 주고받는 언어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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