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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답사기 낸 유홍준 "서울은 궁궐의 도시, 숭례문 화재는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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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10권 서울편 출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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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일본 교토는 사찰의 도시, 중국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서울은 궁궐의 도시라고 할 수 있어요. 세계 어느 왕도에 가도 궁궐 5개가 있는 곳이 없습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68·명지대 석좌교수)이 서울 이야기를 담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10권(창비)'을 내놨다. 일본편 4권을 더하면 13~14번째 답사기다.
유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가진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서울편은 모두 4권으로 구상했는데, 그중 두 권을 먼저 냈다"면서 "첫 번째는 500년 조선역사가 펼쳐진 현장이자 다른 나라의 궁과 구별되는 속성을 가진 서울의 궁궐을 소개했고, 두 번째로 한양도성과 그 주변에 관해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9권에서 종묘와 창덕궁, 창경궁을 답사했다. 기존에 나온 궁궐 책과 차별화하기 위해 전각이 아닌 전각 안에서 벌어진 일에 초점을 맞췄다. 답사기 6권에서 다뤄진 경복궁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서울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10권에서는 한양도성, 자문밖, 덕수궁, 동관왕묘, 성균관을 차례로 답사했다.

유 교수는 "궁궐 책을 보면 팔작지붕에 정면·측면 몇 칸 규모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정작 궁금해 하는 것은 건물 구조가 아니라 그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느냐하는 점"이라면서 "기왕 쓰는 답사기인데, 자세하고 친절하게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문화재청장을 3년 6개월간 하면서 미세하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이 많다"면서 "지식공유 차원에서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모두 쓰다 보니 뜻밖에 (책이) 두껍고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10권 첫머리에 한양도성을 다룬 것에 대해 그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대하면서 썼다"고 말했다. 한양도성은 사전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정을 받아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유 교수는 한양도성과 함께 소개한 성균관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지성의 상징인데 너무 홀대하고 있다"면서 "성균관 안에 있는 문묘는 유교 이데올로기의 상징적 장소다. 문묘에서 지내던 문묘제례는 동아시아에서 한국에만 남아 있다"고 해설했다. 이어 문묘(文廟)와 대비되는 무묘(武廟)라고 할 수 있는 동관왕묘는 한국과 중국의 친근감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인 2008년 2월 겪은 숭례문 화재에 대해서는 "실화가 아닌 방화이고, 문화재 관리는 지자체에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억울했다"면서 "숭례문은 2층만 불에 탔는데 소실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울편 2권을 탈고한 그는 앞으로 표암 강세황, 혜원 신윤복 등 조선 후기 화가의 삶을 다룬 '화인열전'과 10년 전쯤 절판된 추사 김정희의 전기 '완당평전' 개정판을 쓴 뒤 답사기 집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서울편 세 번째 책은 숭례문을 비롯해 낙산, 인왕산, 북촌에 대해, 네 번째 책은 북한산과 한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햇수로 출간 25주년을 맞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누적 판매부수 380만을 달성하며 인문 분야 대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서울 답사기 9∼10권도 예약판매로만 8000여권이 팔렸다. 유 교수는 "이제 국토의 절반 정도는 쓴 것 같다. 답사기를 20권쯤은 내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한국인의 혼을 갖고 자랑과 사랑으로 쓴 책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밟고 넘어서서 더 좋은 책을 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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