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경보 첫 발령 후 일부지역서 일주일 만에 남조류개체수 5배 가량 증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강 서울구간의 녹조현상이 파죽지세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의 남조류개체수가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환경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한강 서울구간에 대한 조류측정 결과를 토대로 하류구간 전체에 조류경보를, 상류구간에 주의보를 발령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중 성산대교의 남조류세포수는 15만500cells/㎖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일 같은 구간에서 검출 된 3만2791cells/㎖에 비해 4.58배 높은 수치다. 성수대교 구간도 경보 수준에 이르지는 않지만 3200cells/㎖의 남조류세포가 검출됐다.
그간 조류발생 정도가 미미했던 한강 잠실수중보 상류구간에도 조류주의보를 내렸다. 조사결과 취수원인 암사지점의 남조류세포수는 1300cells/㎖로, 조류주의보 기준인 500cells/㎖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나흘만에 일부 구간의 남조류개체수가 4배 이상 불어난 원인으로는 남조류 번식의 특성과 이어지는 가뭄 등이 꼽힌다. 시 관계자는 "기하급수식으로 불어나는 남조류 특성상 번식의 속도가 가파르다"며 "여기에 가뭄 등 여러가지 요소가 남조류의 증식을 도와주고 있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증식 속도가 가파르면서 일각에서는 조류대발생이라는 환경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류현상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큰 비가 내리는 것이 필요한데, 당장 장마전선 북상으로 서울 등 중부지역에 내리는 비는 5~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서다.
조류대발생은 남조류개체수가 100만cells/㎖ 이상 검출될 때 발령되는 경보단계다. 지금까지 조류대발생이 발령된 사례는 지난 2001년 8월 충북 옥천군 대청호(남조류 개체수 147만cells/㎖ 기록)가 유일하다. 한강의 수중 생태계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악취가 발생하고 독소물질도 늘어 수변관광ㆍ레포츠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재식 시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은 "당장 남조류 확산을 막기 위한 펜스 설치, 녹조 청소, 황토를 이용한 남조류 침전 등의 방법은 있지만 (조류현상 해결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며 "100㎜를 초과하는 비가 계속 오지 않는 상황이면 그런(대발생)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