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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현장르포]황금연휴 앞두고 내국인으로 북적이는 면세점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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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매출 늘었지만 채워지지 않는 외국인 빈자리
할인하는 선글라스 등 잡화 매장만 바글바글
국산 인기 화장품 브랜드 앞 장사진 실종된지 오래


지난 23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 내 선글라스 코너. 황금 연휴를 앞두고 내국인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지난 23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 내 선글라스 코너. 황금 연휴를 앞두고 내국인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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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사지 말고 그냥 집에 있는 거 쓰자."
추석 연휴 가족여행을 앞두고 면세점에 온 배모(46·남)씨 부부는 가방 코너를 한참 둘러보다 그냥 나왔다. 여행 때 쓸 새 배낭을 사러 왔는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 부담됐다. 배씨는 "이번에 큰맘 먹고 여행을 계획한 만큼 부가 지출은 줄여 여행지에서 충분히 즐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장 10일의 황금 연휴 전 마지막 주말 서울 시내 면세점 풍경이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겉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피해를 조금이나마 극복한 것 같았다. 그러나 매출을 견인하던 화장품, 명품 등 매장은 한산했다. 자세히 보니 예전에 그 많던 외국인도 다 빠지고 얼마 없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본점 모습,(사진=오종탁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본점 모습,(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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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롯데면세점 본점 전용 엘리베이터는 내국인들이 채웠다. 과거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던 시설이다. "Excuse me" 대신 "좀 내릴게요" 소리를 들으며 10층 매장에 들어섰다. 초입의 선글라스 매장은 여행을 준비하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선글라스 브랜드들은 적게는 15%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중이었다. 손님들은 저마다 선글라스를 한 번씩 써봤다. 전모(34·여)씨는 "연휴 기간 베트남으로 여행 갈 예정"이라면서 "다른 건 몰라도 선글라스는 할인을 많이 하고 있어서 하나 사려 한다"며 웃었다.

올 추석 연휴 해외여행객은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전 세계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최근 2년 간 한국인 여행객이 검색한 한국발 왕복 항공권을 분석한 결과 9월30일~10월9일 출발 예정 항공권 검색량은 지난해 추석 기간(9월14∼18일)보다 약 8.5배 늘어나 90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여태껏 연휴 기간 항공권 검색량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여행차 출국하는 사람이 많아 내국인 이용객 수·매출 상승세가 나타나는 중"이라며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내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올라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내국인 매출의 경우 구매 한도(1인당 3000달러, 외국인은 한도 없음.)에 막혀 전체 실적 기여도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사드 사태 이전 롯데면세점 매출의 팔할을 책임지던 중국인 손님은 대폭 줄었다. 커다란 캐리어와 쇼핑백을 든 '큰손' 중국인은 찾기 힘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안내를 전담하는 직원 수도 대폭 줄였다.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본점 화장품 코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사진=오종탁 기자)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본점 화장품 코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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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사라진 자리는 컸다. 선글라스, 신발 등 잡화 외 다른 상품 매장은 크게 붐비지 않았다. 특히 11층 화장품 매장 분위기는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상품 금지(3월15일)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던 장사진이 온데간데없었다. 국산 고급 화장품 브랜드 '후' '설화수' 매장에서 손님 몇몇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매일 다른 쇼핑객들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북적였던 모습은 한때의 영광이었다. '샤넬' '에스티로더' 등 외국 브랜드 매장에 상대적으로 손님이 더 많았다.
지난 23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후' '설화수' 매장 부근. 과거 다른 쇼핑객들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북적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사진=오종탁 기자)

지난 23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후' '설화수' 매장 부근. 과거 다른 쇼핑객들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북적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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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신세계면세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10층 화장품 매장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탓이다. 한 화장품 점원은 "사드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손님 응대하느라 잠시 숨 돌릴 틈조차 없었다"며 "여파가 6개월 넘게 이어지다 보니 이제 조용한 분위기가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내국인 대상 추석 연휴 프로모션으로 매출 신장을 노리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사진=오종탁 기자)

내국인 대상 추석 연휴 프로모션으로 매출 신장을 노리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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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황금 연휴를 맞아 신세계면세점의 이달 내국인 이용객 수는 전월 대비 약 20%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대목을 겨냥해 내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적극 펼치고 있다. 연휴에 남편과 태교여행을 떠나는 정모(31 ·여)씨는 "신세계면세점이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한대서 이참에 명품 플랫슈즈를 하나 사볼까 하고 왔다"며 "생각보다 손님이 적어 쾌적해 좋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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