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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님비'서 단비로…가좌 행복주택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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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SH 청년·신혼부부 주거복지 희망되다<하>

경의중앙선 가좌역서 내려 2분 남짓 걸으면 주택 입구
대학생특화단지 교통편리
임대료도 학교앞의 5분의1

젊은층 늘어 지역상권 활기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 껑충
가좌 행복주택 전경.

가좌 행복주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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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19일 오후 경의중앙선 가좌역에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번 출구로 나오자 정면에 20층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출구에서 걸어서 2분 남짓 걷자 건물 입구가 나왔다. 지난해 2월 대학생 특화단지 중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한 '서울가좌 행복주택'이다. 대학생 특화단지인 이곳은 전체 362가구의 61%에 달하는 222가구를 대학생에게 배정했다. 나머지 가구도 고령자와 주거급여수급자 등 72가구를 제외하곤 사회초년생ㆍ신혼부부 몫이다.

대중교통 편의에 민감한 대학생들을 위해 가좌 행복주택은 철도역 부지를 활용해 지어졌다. 그동안 행복주택이 기차ㆍ전철역 등과 먼 외곽지역에 지어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교통이 편리한 철도부지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가좌 행복주택을 탄생시킨 셈이다.

가좌 행복주택에서 가좌역 2번 출구까지 직선거리는 약 130m. 한 정거장 거리인 홍대입구역까지는 2분, 서울역은 9분, 용산역은 13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다만 열차운행 간격은 평일 오후 기준 10~15분으로 다른 지하철보다 길다. 이 경우 입주민들은 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가좌역 4번 출구 인근에 있는 모래내시장 버스정류장에는 20개가 넘는 노선이 지난다. 신촌과 광화문은 물론 건대입구, 서울대, 숭실대, 강남역 등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편리한 교통보다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더 높은 부분은 임대료다. 가좌 행복주택은 전용면적 기준으로 16㎡, 29㎡, 36㎡ 등 3가지 주택형이 있다. 16㎡에 입주한 대학생의 경우 임대보증금 2737만원에 월 임대료 10만9000원을 내면 된다. 월 임대료는 보증금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보증금을 줄이면 월세를 더 내야 하는 식이다. 지난해 2월 입주한 김명중(연세대학교 3학년)씨는 "행복주택이 가장 좋은 점은 단연 가격"이라며 "학교 앞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의 경우 보통 보증금 500만원에 50만~60만원 수준의 월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안다"고 만족해했다. 김씨는 지난달 월세 이외에 관리비 6만원, 가스비 2만원가량을 냈다.

가좌 행복주택은 입주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복주택 입주 후 젊은층이 많아져 지역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주변 집값 역시 올랐다. 가좌 행복주택과 도로 하나를 마주보고 있는 마포구 중동의 건영월드컵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78㎡의 실거래가격은 2016년 4억1000만~4억480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는 행복주택 입주 뒤인 올 2월엔 5억원에 팔렸다.

하지만 가좌 행복주택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개발 당시 지역 주민들의 이른바 님비(NIMBY)현상에 부딪혀 난항을 겪었다. 일부 주민들은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하며 마포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표면적인 이유로 건설에 따른 소음과 진동, 분진 등을 내세웠지만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 임대주택 대상지마다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과 같은 과정을 똑같이 겪었던 셈이다.

실제 지난해 6월 발표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도시연구원의 '서울의 임대주택이 주변 지역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7.3%, 반경 250m 이내는 평균 8.8% 상승했다. 임대주택에 가까운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되레 높았던 것이다.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에는 이른바 '못 사는 사람'이 유입되고 이 탓에 지역이 '슬럼화'된다는 지역주민들의 걱정은 기우였던 것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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