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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현장르포]'저렴한 가격'·'푸짐한 인심'에도…재래시장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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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앞둔 서대문구 영천ㆍ인왕시장, 한산한 분위기 연출
과일ㆍ채솟값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손님 없어 상인들 '한숨'

24일 찾은 서대문구 영천동에 위치한 영천시장 내 모습.(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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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요즘 누가 시장에서 장을 봐. 추석 일주일 전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것도 옛말이야." 24일 서대문구 영천동에 위치한 영천시장은 일부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을 제외하고는 다소 한산했다. 한 채소 가게 상인은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추석 앞두고는 아무래도 비싸지니까 미리 사놓는 게 좋지"라며 "요즘에는 김치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일주일은 싱싱하잖아, 남자들도 와서 진즉 사갔어"라고 선 구매를 권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당장 먹을거리 정도만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인왕시장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입구에 위치한 과일가게 상인들은 일손을 놓고 손님만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에 걸린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최고급 카트를 드립니다'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무색했다. 대목을 앞두고 시장 측에서는 증정품 등을 내걸며 모객에 나선 모습이지만, 실제 시장을 찾는 발길은 드물었다.
전반적인 추석 물가는 안정적인 편이었다. 사전 시장 조사에 나선 주부 고객 최미영(가명) 씨는 "큼직한 배 3개에 5000원이면, 비싼 편은 아니네"라고 평하면서, 한켠에 선물세트 상자가 수북이 쌓인 과일 가게를 서성였다.
24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인왕시장 모습.

24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인왕시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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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을 앞둔 재래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과일, 채소 등 제수용 음식 재료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25일 기자가 둘러본 재래시장 추석 물가 수준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24일 영천시장에서 판매된 채솟값은 도라지 1근에 4000원, 쪽파 1단에 2000원, 왕쪽파 1단 5000원, 깐파 1단 7000원, 백오이 3개에 2000원, 열무 1단 1800원 등이었다.

쪽파 한 단(1kg)은 한 달 전 5835원, 일 년 전 5679원이었으나 최근 5000원 초반으로 소폭 내린 모습이다. 열무와 오이도 마찬가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 단(1kg)에 3450원까지 치솟았던 열무는 최근 2000원대 초반까지 값이 내렸다. 오이도 10개에 1만원에 육박하던 한 달 전보다 3000원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상인들은 추석이 다가올수록 값은 소폭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채소가게 상인은 "대목에 가까워질수록 물건 값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쌀 때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24일 서대문구 영천시장 내 한 채소가게 모습.(사진=조호윤 기자)

24일 서대문구 영천시장 내 한 채소가게 모습.(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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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구입비용은 전통시장 21만7000원으로,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하락한 수준이다. 대형유통업체도 마찬가지로 전년비 2.6% 감소한 30만9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aT가 추석 명절을 약 2주 앞둔 지난 21일 전국 19개 지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차례상 관련 성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품목 수는 전통시장은 15개 품목(전체 품목대비 54%), 대형유통업체는 16개 품목(64%)으로 대체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추석을 앞두고 물량 공급에 나섰다.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을 위해 성수품의 구매가 집중되는 추석 전 2주간(9월18∼29일) 주요 10대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을 평상시에 비해 평균 1.4배 확대할 방침이다. 배추ㆍ무는 평소 대비 1.4∼1.9배까지, 한우ㆍ돼지 등 축산물은 생산자단체와 함께 일일 공급물량을 확대 시행해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

하지만 저렴한 수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이들은 드물었다. 주차 공간 미비 등 편의시설 부족도 한 원인이었다. 가족끼리 장을 보러 나온 임승철 씨는 "주차 시설이 마땅치 않아 자주 올 것 같지 않다"며 "요즘 누가 무겁게 손으로 들고 다니나"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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