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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건축부담금 '엄포'에 강남 재건축단지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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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부활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경우 평균 4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혼란에 빠졌다. 조합원들 간에 재건축사업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오히려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 준공 시기를 앞당겨야 부담금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 15개의 재건축부담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균 4억3900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적게는 1억6000만원에서 많게는 8억4000만원까지 재건축부담금이 산출됐다.
국토부는 해당 단지들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건축부담금이 8억4000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온 곳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해당 단지 조합원들 상당수가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재건축부담금이 8억4000만원이 나오는 게 맞다면 재건축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의 ‘엄포’에 흔들리지 말고 계획한 대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8억4000만원이라는 국토부의 예상액에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조합원은 직접 재건축부담금을 산출한 결과 적게는 1억원가량으로 나왔다며 다른 조합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국토부가 재건축부담금 예상액을 산출한 강남4구 15개 단지들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 국토부는 개별 단지의 내용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애초에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서 재건축부담금 예상액을 공개한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재건축부담금 예상액은 오는 5월부터 각 시·군·구에서 각 재건축 단지들에 통지할 예정인데, 예상액이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와 다를 경우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국토부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개별 단지를 밝히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재건축부담금 '엄포'에 강남 재건축단지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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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재건축부담금 산정은 여러 변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 준공 시점에 따라 재건축부담금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재건축부담금을 산정할 때 개시 시점부터 종료 시점까지 10년을 초과할 경우 종료 시점에서 역산해 10년이 되는 날을 부과 시점으로 하는데, 이 단지는 재건축부담금 산정 시 개시 시점이 되는 재건축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2003년에 받아 이미 10년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즉, 지금부터 재건축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2022년에 준공될 경우 개시 시점은 2012년이 되지만, 2023년에 준공되면 개시 시점도 2013년으로 늦춰진다. 2013년은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4.1%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6.8% 떨어졌다. 2013년을 개시 시점으로 하면 재건축부담금이 그만큼 더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갖가지 수단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시장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자체가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다는 증거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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