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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전문가 빠진 풍계리 폐쇄… 이벤트인가 비핵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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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발ㆍ폐쇄 현장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초청인원에 핵전문가들이 빠져 그 의도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원료나 핵기술 보유 등을 감추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발ㆍ폐쇄의 공개 예정일은 오는 23~25일이다. 북한은 날씨를 감안해 공개기간을 3일로 잡았지만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감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대상은 한, 미, 중, 러, 영 등 5개국 국제 기자단으로 6자회담 당사국 중에서는 일본만 제외됐다.


당초 북한은 한미전문가도 초청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9일 "김 위원장은 북부(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 말했다"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ㆍ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에서 "폐쇄 현장에 유엔이 함께해 폐기를 확인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와 같은 국제기구가 참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2일 초청대상에 전문가집단을 제외시켜 비핵화로드맵에 한계라는 지적이다. 북한이 전문가를 초청할 경우 그동안 6차례 핵실험의 원료가 플루토늄인지, 우라늄인지 검증하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때마다 원료에 촉각을 세워왔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 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핵무기 1개를 제조하려면 플루토늄 6㎏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무기 6~7개를 제조할 수 있다. 플루토늄 6㎏ 이하로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다면 플루토늄 40여㎏이면 8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점은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핵위협은 더 커진다는 점이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 수가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때마다 한미는 핵물질 포집을 시도해왔다. 정확한 핵실험 원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핵실험이후 10일내에 한반도 상공에 떠다니는 제논, 클립톤, 세슘 같은 인공 방사성 핵종을 포집해야한다. 성공 여부는 탐지 위치, 풍향, 풍속, 방사성 물질의 농도에 따라 좌우된다. 이 물질을 분석해야 북한의 핵실험에 사용한 원료를 파악할 수 있다. 2006년 1차 핵실험때에는 미국의 WC-135W(콘스턴트 피닉스) 특수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에 투입돼 방사성물질을 포집하는 데 성공했다. 1차 핵실험이 플루토늄을 이용한 실험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후 한미당국은 핵물질 포집에 연이어 실패했다.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시킨 만큼이나 핵실험 과정을 은폐하는 기술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이는 북한이 2차 핵실험부터 방사능 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핵실험 갱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1차 핵실험때의 수직갱도와 달리 2차 핵실험부터는 달팽이관 모양의 갱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길이는 1㎞ 내외로 10개의 문이 설치됐다. 만약 핵폭발 장치가 터지면 방사능 물질과 가스 등이 1~3번 문에서 대부분 차단된다. 두께 1m 내외의 강철과 콘크리트로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단문은 미닫이 형태로 설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핵폭발 잔해를 차단하고 폭발 당시 힘이 차단문에 급격하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격벽도 세 곳이나 설치됐다.


정부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전문가를 제외하고 핵실험장 폐쇄를 할 경우 고농축우라늄에 대한 증거는 모두 사라지고 앞으로 북한은 핵물질의 보유량, 위치, 생산방법 등을 비밀에 부치며 협상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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