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韓서 지속경영 의지, 협조와 지원 바란다"(종합)

한국GM 노조 "후안무치 행태, 구체적인 자구안 내놔라"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사장이 20일 국회에서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면담을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서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싶다며 우리 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요구했다. 다만 원하는 지원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표현은 하지 않으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엥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신차 2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생산을 한국에 맡길 계획이 있음을 나타냈다. 이 투자가 우리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엥글 사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짧게 기자들과 질문답을 가졌다. 한국 정부가 먼저 자구안을 가져오라고 한 것에 대해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고자 하며 경영상황을 개선해 건전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런 방안을 위해 회생(자구)계획안을 준비했으며, 이런 계획은 상당한 투자계획은 물론 지난주에 있었던 구조조정 발표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엥글 사장은 "현재 시점에서 정부와 논의사항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향후 그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지속사업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로 부터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 GM은 스스로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지원에 불만족할때 완전철수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앞서 말한 것 같이 한국에서 사업을 개선해 지속하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많은 일이 남았지만 함께 이뤄 낼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군산공장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인수 의향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며 폐쇄 번복의 뜻이 없음을 전했다. 엥글 사장은 1시간 가량의 간담회를 마치고 부평 한국GM 본사를 향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를 만난다든지 그런 일정은 잡혀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한택 한국GM 노조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GM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엥글 사장의 국회 방문 전 한국GM 노조는 먼저 홍영표 위원장을 만나고 GM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한택 한국GM 지부장은 "하루 아침에 공장을 폐쇄한 GM은 후안무치하다. 오로지 묵묵히 일만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 시키는 비열한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GM의 고금리이자 돈놀이, 이익은 본사가 가져가는 이전가격 장난, 과도한 매츨원가율, 사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로 한국GM 재무상태는 밑빠진 독이었다"며 "이제껏 노동자들의 고혈로 글로벌 GM 배만 채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에 이제라도 군산공장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외국인 임원 및 상무 이상 임원 축소, 차입금 3조원 전액 현금으로 출자전환, 신차 투입 확약, 내수 및 수출량 확대, 미래차 국내 개발 확약 등의 자구책을 요구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