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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공자가 하지 않은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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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억측과 고집 그리고 나만 옳다는 신념은 성장을 방해한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불가촉(Pariah) 사고와 주장, 논증이나 아이디어가 존재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박성호 경제부장

박성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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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덕성 혁명이 기술의 혁명 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허용돼야 한다.
비록 살아있는 권력과 정치신념에 어긋나는 것일지라도 지적, 논리적, 기술적 토론을 통해 합리적 실천 또는 현실화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권력과 코드가 맞지 않는 사고와 주장을 조용히 묻어버리려는 시도가 이뤄지면 합리적 성장은 요원하다.

국내적으로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추진 논란 그리고 대외적으로 세계 무역 마찰과 북핵을 둘러싼 세계 열강들의 속내를 풀어내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최근 급변하는 경제, 안보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원력이다. 평행 상태가 깨졌을 때 다시 평행상태로 되돌아 가려는 힘이 복원력이다.

이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원천은 다양성의 포용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혁신성장'을 언급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로 불안한 느낌도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여러 우려를 내포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가 소득주도ㆍ일자리성장·혁신성장ㆍ공정경제라는 네 바퀴로 굴러간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소유한 식당의 만찬 주요리는 소득주도성장이다.

고객들이 이 요리의 맛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결국 총주방장인 김 부총리는 사장과 협의를 거쳐 '혁신성장'이라는 반찬을 내놨다.

고객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이런 방식은 다양성의 포용이 아니다. 주요리의 맛이 바뀌었다는 믿음을 줘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고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한 탈원전 추진이라는 메뉴를 놓고는 반찬조차 바꿀 생각이 없다.

오히려 탈원전을 꺼리는 손님을 설득하려 한다. '맛이 없어도 건강에 좋다'는 논리인데 시장경제는 이런 방식으로 가동되지 않는 다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래도 주인이 시키니 무혼(無魂) 종업원들은 진땀을 흘리며 고객의 입맛을 바꾸려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착수는 세계무역전쟁의 한 파편이지만 한국입장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다.

최소한 미국산 농산물 관세 즉시 철폐나 자동차.철강무역 현안에 대한 음습한 시나리오는 공개적으로 논의 되어야 한다. 더불어 한미 FTA 협정 파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역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대처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능력을 믿고 '이익균형 유지'라는 말로 국민을 안심시킬 시점도, 환경도 아니다.

무역으로 성장과 생존을 담보해야 하는 한국입장에서 FTA 협상과 관련한 금기 시나리오가 있어서는 안된다.

북핵을 둘러싼 4강 외교는 이미 친문재인 인사들이 모두 대사 자리를 꿰차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하다.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the voice of the voiceless)는 침잠(沈潛)했다.

신앙을 제외하고 절대선은 없다. 선악의 구분은 시대를 달리한다.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사건 조차 원형을 완벽히 기억하지 못한다. 진영과 조직 논리에 따라 이를 해석하는 능력만 탁월하다. 자기 입장에서 꿰어 맞추기에 능수능란할 뿐이다.

제자들은 공자의 행적을 기록한 '자한'편에서 공자가 절대 하지 않은 네 가지를 열거했다.

공자는 억측을 하지 않았고,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 없었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고, 나만 옳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을 무조건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공자가 절대 하지 않았다는 네 가지를 모두 하고 있는 것이 불안할 따름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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