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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악몽 재현될까 잠이 안옵니다"…롯데免 월드타워점 직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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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면세점 작년 6월30일 폐점
작년 12월 3차 특허부활로 올해초 재개장
고용불안 속앓이 "끔찍하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가 폐점한 뒤 매장을 비워둔 모습.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가 폐점한 뒤 매장을 비워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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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었고,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동료들은 휴직에 들어가거나 다른 점포로 발령이 났다. 일을 하지 않으니 월급이 줄어든 것까지는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
관세청이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특허심사에서 롯데면세점을 떨어뜨리기 위해 점수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임직원들은 한 목소리로 분개했다. 직원 A씨(45)는 “저희가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관세청이 심사를 조작하면서 겪은 것이 아니냐”면서 “특허 심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다면 왜 우리가 휴직을 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2015년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워커힐면세점 등의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는 ‘2차 면세대전’에서 월드타워점은 관세청의 점수 조작으로 특허권을 잃었다. 관세청은 롯데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과 매장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 산정방식을 다르게 적용해 점수를 잘못 줬고, 두산과 점수가 역전되면서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관세청은 평가기준도 아닌 ‘독과점 규제’ 꺼내들었다. 평가점수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특허심사위원들에게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문을 돌려 시잠점유율 1위인 롯데의 점수를 깎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월30일 폐점했다. 2015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이전한지 꼭 1년만이었다. 신씨는 “문을 닫던 날, 텅 빈 매장을 보는 마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직원들이 함께 이삿짐을 옮겨가며 일군 매장인데 문을 닫으니 눈물이 났다”고 회고했다.
관세청의 점수 조작으로 불이익을 받아 면세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바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모습. /아시아경제 DB

관세청의 점수 조작으로 불이익을 받아 면세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바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모습.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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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을 뺏긴 2015년 입사자들은 더욱 억울하다. 당시 신입사원이던 B씨는 회사 방침대로 1년간 근무한 뒤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퇴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B씨는 “정규직 전환시점이서 특히 마음고생이 심했다”면서 “정규직들은 다른 매장으로 발령나거나 순환휴직이 가능했지만, 신입들은 다른 매장으로 가기도 부담스러웠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규직으로 전환돼 다른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B씨의 여자 동기들은 만날 때마다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저는 남자라서 참았지만, 속으로는 많이 울었다”면서 “이번 뉴스를 보면서 많이 허탈했다”고 하소연했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2월 3차 특허심사에서 선정되면서 올해 초 다시 문을 열었다. 직원들은 매장 청소부터 시작했다. 6개월간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재개장에 감격했다. 하지만 6개월만에 또 다시 특허반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면세점 특허심사 조작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섰고, 최악의 경우 특허반납 가능성도 거론된다.

A씨는 “특허 반납은 말도 안된다"면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을 다시 겪으라는 것은 너무하다"고 절규했다. 그는 "직원들은 아무 힘없는 소시민인데 정치적인 사건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누가 보호해주느냐"고 덧붙였다. B씨는 "지난 1년은 정말 끔찍하다"면서 "전직원이 마음고생을 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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