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의 美 대사관서 첫 회동…기후변화·방위비 분담 등에서 입장차만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처음 회동한 가운데 이 악문 억센 악수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브뤼셀(벨기에)=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중동에 이어 유럽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처음 회동한 가운데 두 정상의 '이 악문 억센 악수'가 시선을 끌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여느 때보다 긴 6초 동안 악수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대통령은 1997년 저서 '귀환의 기술(The Art of the Comeback)'에서 스스로 결벽증 있는 사람이라며 악수를 야만적이라고까지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악수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누그러진 상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에 온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송아지 안심과 벨기에 초콜릿 무스로 점심을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들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 등 시리아 사태, 미국이 주도하는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 개발 같은 국제 안보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이 외교적 로드맵 마련에 합의하기를 바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파리 기후협정은 두 정상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가 거짓이라며 당선되면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정 탈퇴 방침 재고를 요청했다"며 "그에게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에서 파리협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 정상의 회동이 끝난 뒤 백악관 측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현재 프랑스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1.8%다.
양국 정상의 점심 회동은 서로의 세계관이 극명히 엇갈리고 스타일도 달라 시작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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