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崔는 국정농단 사태 뒤 처음으로 대면
'돈 봉투 만찬' 감찰 받는 공소유지 검사들
얽히고설킨 여건 속 '역대급 재판' 시작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같은 공간에 나란히 자리하는 등 여러모로 공교롭고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정권 4년은 윤 지검장에게 말그대로 영욕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2013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에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의혹 등을 수사하는 수사팀장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했다.
특검의 수사 당시 윤 지검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청와대는 지난 주 윤 지검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수사 및 관련 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시작한 재판과 별개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상의 재수사 또는 보강수사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여건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 열리는 자신의 첫 공판에 출석한다. 지난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이 꼭 출석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서 뇌물 수백억원을 받은 혐의 등 모두 18개 범죄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최순실씨와 함께 기소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최씨와 대면하게 된다.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차례로 법정에 입정한 뒤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피고인석 첫 줄에 나란히 앉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는 특별수사본부 소속인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 한웅재 형사8부장 등이 공소유지를 위해 법정에 출석할 전망이다. 소환조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신문했던 이들은 현재 '돈 봉투 만찬' 파문에 휘말려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 부장 등은 문제가 된 지난 달 21일 '이영렬ㆍ안태근 만찬'에 참석해 한 때 수사 대상이었던 안태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에게서 70만원이 담긴 봉투를 받았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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