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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대통령의 '찐빵'…공든 '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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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산업2부 차장] 어릴 때 찐빵을 좋아해서 많이 사 먹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달콤한 팥소가 들어간 찐빵을 먹다 보면 무척 행복했다. 팥소는 팥을 삶아서 으깨거나 갈아서 만든 것으로 떡이나 빵의 안에 넣는다. 찐빵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팥소 없는 찐빵'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말이다. 앙꼬는 팥소를 의미하는 일본말이라고 보면 된다. 팥소 없는 찐빵이란 소비자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준다. 외면은 완벽한 찐빵인데 사고 나서 내면을 보니까 팥소도 없고 완전 부실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어제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됐다. 어수선한 정국을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리더다. 이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신정부가 추진할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경제' 구축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생긴 부작용인 시장의 불공정성과 일감몰아주기, 임금격차 확대 등을 해소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또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다. 그리고 이러한 대통령의 정책 의지와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주된 역할을 하게 될 곳이 '중소벤처기업부'다. 이미 대선 공약을 통해 현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을 약속한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구성이다. 틀이 잘못되면 박근혜 전 정부의 상징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처럼 굴욕 속에 흔들리면서 존폐의 위기를 겪게 된다. 그래서 중소벤처기업부 조직의 운영 주체와 초대 장관 임명 등은 매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을 전문적으로 추진해온 조직이 주체가 돼 운영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조직이 주체가 되면 지금의 환경과 별 다를 바 없는 '무늬만 중소벤처기업부'가 될 우려가 높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는 다른 부처들과의 정책 조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과 권한을 줘야 한다. 부총리급 장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경제를 제대로 펼쳐나갈 수 있다.

중소기업 분야 행정경험은 물론 정치분야까지 두루 경험한 인물을 임명한다면 대통령의 정책 의지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장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제대로 출범시키지 못하면 모양새만 그럴듯한 '팥소 없는 찐빵'이 되고 말 것이다. 찐빵의 맛은 양질의 팥을 잘 선택하고 공들여 만들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김대섭 산업2부 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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