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강경발언 멈추고 정상들 만나 협력 강조…포커 페이스냐 깊은 깨달음이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을 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당선 이후 연일 중국에 대한 강공을 펼치던 트럼프가 정작 취임 후 시간이 흐르면서 한층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CNBC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말 중국의 통상·환율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포함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대중 강경파들이 줄줄이 임명될 때만 해도 험악한 미중 관계가 예상됐다. 하지만 트럼프 취임 후 한 달이 다 돼가는 현 시점에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 상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 등과 관련한 가시적 움직임은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에히와리오 에페이니 애널리스트는 "더 이상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오히려 중국은 위안화의 지나친 절하를 막으려고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가 중국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고 환율 조작을 할 경우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지난 10일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깜짝' 전화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란 발언까지 했다. 당선 이후 지난해 12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의 통화로 미중 관계의 근간이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춰졌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불확실성이 높았던 미중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1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불공정한 미일 자동차 무역 등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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