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순방차 페루에 머물고 있는 박 대통령은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태로 선거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온 이 총리는 전날 자진사퇴를 결정하고 이 같은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고, 오는 27일 귀국과 함께 사퇴와 관련한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총리가 이날부터 직무 수행을 중단함에 따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총리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 사퇴시기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 총리에 대한 검찰의 소환 시기가 빨라지면 '현직 총리가 검찰에 소환된다'는 부담 때문에 사퇴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귀국 전에 이 총리를 사퇴시켜야 할 경우에는 전자결재를 통해 행정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이 총리의 사의 표명은 지난 2월17일 취임한 지 63일만이다. 국무조정실은 전날 밤 "이 총리가 고심 끝에 사의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이 총리는 대통령이 남미 순방중인 만큼 본인이 물러날 경우 국정공백 발생을 우려해 거듭 고민했지만 현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제1공화국과 제2공화국의 과도기에 65일간 역임했던 제6대 허정 총리를 제외하면 이완구 총리는 사실상 '최단기 총리'로 헌정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이 총리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리마(페루)=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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