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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진단-100일 虛送세월] "슬퍼마라,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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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슬퍼하지 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24일 진도체육관에 세워진 '하늘나라 우체통'에 새겨진 고(故) 단원고 학생 양온유 군의 글귀다.
세월호 침몰 100일. 정부는 그동안 작은 국가와 전쟁을 치뤄도 될 만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구조ㆍ수색 작업에 투입했지만, 가라앉은 배에서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했다. 진도체육관은 이제 유족들과 자원봉사자들마저 떠나 썰렁할 뿐이다. 팽목항에는 남은 10명의 실종자 이름이 적힌 노란 깃발만 나부끼고 있다.

이날 오전 세월호 사고 현장은 태풍과 장마의 영향으로 기상이 악화돼 수색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관련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4일 새벽부터 사고 해역에 1m 안팎의 파도가 일고 있고 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있어 수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제10호 태풍 마트모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기상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색을 중단했고, 오전 6시40분부터 88바지, 보령바지 등 2척의 바지선을 인근 서거차도, 대마도 등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수색에 투입된 함정들도 기상변화에 따라 소형정부터 순차적으로 인근 항구로 피할 할 예정이며, 중ㆍ대형함정들은 최대한 수색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3일 3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실시했으나 추가로 희생자를 수습하지는 못했다. 구조팀은 총 29회 58명의 잠수사를 투입 3층 선수 침실, 4층 선미 다인실, 5층 로비 등을 수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구조 당국은 현재 남아 있는 10명의 희생자들을 찾아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 보내기 위해 마지막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담당구역을 반복적으로 수색하면서 누적된 잠수사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15일 주기로 담당 구역을 교체하고 있으며, 성과 계약제를 도입했다. 장기간 동원된 잠수사의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잠수시간을 30분 더 늘릴 수 있는 '나이트록스' 잠수를 도입했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언딘을 철수시키고 88수중잠수로 민간체계를 단일화했다.

진도체육관ㆍ팽목항에는 현재 5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만 남아 있는 상태다. 무료 급식소도 세 군데로 줄어들었다. 체육관 앞 천막도 5개만 남았다. 진도체육관ㆍ팽목항 일대에 숱하게 걸린 노란 리본에 적힌 희망의 글들도 이제 바래져 희미해지고 있다.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선 갈수록 잃어버린 혈육을 영원히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이 커져가고 있다. 건강마저 악화돼 링거 주사를 맞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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