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22일 갑작스레 진행된 해군 측의 침몰 사고 구조 현장 언론 공개가 언론 플레이의 '백미'였다. 이날 해군 측이 느닷없이 "언론 취재 편의 제공 차원에서 현장을 공개한다"며 해수부를 통해 공동 취재단을 구성할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구조ㆍ수색에 정신이 없을 것 같아 대부분의 언론들이 현장 취재를 요청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부탁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공된 '호의'였다.
압권은 청해진함에 올라 진행된 한 잠수사의 인터뷰였다. 힘든 구조 작업을 마친 후 쉬고 있던 잠수사를 불러 낸 해군 측은 아주 자연스럽게 '연출'을 했다. 막 구조 현장에서 돌아온 것처럼 현장감을 살리자며 잠수사의 얼굴과 머리, 몸에 물을 뿌려댔다. 굳이 카메라 기자들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해군 홍보 관계자들은 자연스레 움직였다.
이날 현장에 공동취재단으로 참가했던 기자들은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고생하고 있으며 힘들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까지 홍보에 열을 올릴 때일까? 무엇보다 구조 작업에 총력을 다해 가족들을 잃어 찢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게 구조 당국의 도리가 아닐까?
검찰도 이날 오후 인천 등 전국 여객터미널에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지만, 사전에 선사 쪽에 점검 계획을 알려주고 대대적으로 언론을 동원하는 등 '홍보성'이라는 인식을 줬다.
진도 =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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