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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숟가락 살인마를 퇴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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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원초적이고 확실한 살빼기, '느린 식사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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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호흡과 정확하게 비례합니다. 호흡이 빠르면 동작도 빨라지고, 호흡이 느리면 몸의 움직임도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내면의 평화는 욕망과 현실의 갭을 줄이는 일이고, 뭔가를 빨리 이루려는 강박을 줄이는 일에서 비롯합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많지만, 그 중에서 정말 해야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에피쿠로스가 말한 것처럼 진짜 필요한 욕망은, 당장 멈추면 생명행위를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먹고 자고 배설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일은 다급한 일입니다. 그 밖의 욕망들은 대개 그 순간만 넘기면 진정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먹는 일, 자는 일, 배설하는 일, 체온을 유지하는 일, 혹은 종족보존을 위해 섹스하는 일은 모두 호흡의 원리를 따릅니다. 느리게 먹고 느리게 잠을 청하고 느리게 배설하고 느리게 보온하고 느리게 섹스하는 일이야 말로, 삶의 평화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먹고 천천히 자고 천천히 깨는 일, 천천히 내놓는 일, 아주 느린 호흡의 섹스. 이 모두는 진정한 보양(保養)입니다. 보양이야 말로 느린 호흡으로 풍부하게 생기를 키워가는 일입니다.

오늘은 식사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식사는 건전한 욕망입니다. 식사를 포기하면 곧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식사는 건전한 욕망이 아닙니다. 그것은 욕망 위에 '허영'을 얹어놓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필수적인 욕망이었으나, 그것에 드라이브를 걸면 불필요한 욕망으로 나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과식의 프로세스'입니다.
허겁지겁 먹는 것은 마음이 급한 탓입니다. 정글의 시대에 육식동물들은 그렇게 먹었습니다. 왜냐 하면 언제든지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상황인데다, 일단 먹이가 보이면 빨리 먹어치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짐승들은 인간과 달리 소화불량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빨리 먹고 빨리 소화하는 친구들은 수명이 짧습니다. 목숨을 노리는 킬러들이 그렇게 많은 상황 속에서도 초식동물들은 느릿느릿 먹습니다. 왜냐 하면 식사를 놓칠 걱정이 없거든요. 풀 뜯고 열매 먹는 일은 그리 급할 것 없습니다. 풀과 열매는 도망가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그것들을 일차 씹어서 삼켜놓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반추해서 우물우물 씹습니다. 그들은 입에서 거의 소화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서 위와 장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육식동물들은 그냥 삼켜서 안에서 다 해결합니다. 그러니 안에서 그걸 소화시키는 일이 고통이고 스트레스입니다.

인간은 아시다시피 잡식동물입니다. 고기도 먹고 풀도 먹습니다. 그런데 그 식사를 방해할 만한 무엇이 없는데도 인간은 너무나 빨리 먹어치웁니다. 그 원인은, 음식물을 빼앗길까 불안해하는 육식동물의 강박이 아니라, 뭐든지 신속하게 많이 처리하고자 하는 문명의 관성에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호흡이 가빠지고 옅어지는 이유와 같습니다.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우리의 숨쉬기가 빨라지는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이토록 지혜로워진 문명이 비만의 저주를 겪는 것은, 편리와 풍요와 속도의 해악을 일깨우기 위한 신의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고, 얼마든지 먹을 수 있고, 또 욕망이 원하는 대로 급히 채워줄 수 있는 환경을, 우린 천국이라 생각했지만, 실은 그것은 돼지를 살찌우는 환경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인간의 식사는 이제, 옅은 호흡처럼 급하게 마구 쓸어넣는 '쾌락의 축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쾌락의 축적은 늘 환상입니다. 저 배부른 천국은, 이 지상에서 비만의 지옥을 부릅니다. 이걸 뒤집으면, 답이 나옵니다. 느린 식사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배부름을 조절하는 포식중추는, 식사 후 20분이 지나야 드디어 시동이 걸립니다. 그런데 모든 측면에서 빠르게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진 인간은 20분 이내에 식사를 마쳐버립니다. 많이 먹고 대층 씹으며 화액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잡식동물인 우리는, 초식의 삶에서 장수하는 식사법을 배워야 하는데, 육식의 화끈한 식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느리게 식사하면 살이 찌지 않는다 합니다. 우선, 먹은 양을 정확하게 몸이 인식할 수 있습니다. 포식중추가 작동해서, 식사의 의욕을 멈춰줍니다. 그리고 음식을 깊이 음미할 수 있습니다. 음식 또한 호흡의 공기와 같은 것이어서, 정말 맛있게 먹고 깊이 소화하면 질병이나 비만을 만들지 않습니다. 신이 정해준 식사를 겸허히 따르기만 한다면 우린 신의 응징을 받을 리 없을 겁니다. 그런데 신은 원칙을 정해주면서 그것을 파기하고 싶은 유혹을 같이 건네줬습니다. 그 유혹의 장치는, 이미 '사용한 인간'을 폐기하려는 생태시스템의 일부일 것입니다. 우린 신의 유혹에 완벽하게 저항할 수는 없지만, 굳이 자해의 수준으로 빠르게 나아가지 않는, 지혜를 발휘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웰빙의 한 영역으로 치는 잘 먹는 일은, 바로 깊이 음미하는 느린 식사입니다. 자극적인 식사는 사실, 빠른 호흡에서 요구하는 일입니다. 타액과 위액 등 소화를 촉진하는 우리 몸의 전령들은, 입으로 들어오는 모든 음식물의 맛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느리게 소화한 음식들은, 저장되지 않고 바로바로 쓰일 수 있습니다.

다급한 식사는, 소화액의 분비를 불가능하게 하고, 식사량을 늘려놓습니다. 그래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몸 속에 지방을 축적하도록 만듭니다. 옛사람들은 밥 세 숟갈을 삼십분 동안 씹으면 완전하게 배 부른 느낌이 온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음식의 쾌락을 느끼는 것은, 갖가지 메뉴로 상다리를 휘어지게 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음식의 맛을 깊이 느끼고 그것을 몸 속에 제대로 받아들이는데서 오는 것입니다. 식사가 느려지면, 먹는 일이 풍요로워집니다. 채워도 채워도 모자라는 듯한 허기가 사라지고, 부족해도 몸이 그걸 완전하게 만들어줍니다. 식사가 느려지면 결코 과식할 수 없고, 편식할 수도 없습니다. 욕망과 대상이 서로 오버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식탁을 만들어줍니다. 식사 속도를 늦추는 만큼 살이 빠집니다. 그것은 인간의 원래의 식사 속도를 찾는 것이기도 하고, 건강한 인간의 원래 체형을 찾는 일이기도 하죠.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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