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논어≫ <선진편(先進篇)>에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말이 나온다. 경제 분야에서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먹기 좋게 식은 죽을 고른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한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표현도 있다.
과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탈이 난다. 일상의 쉬운 예로, 섭식, 운동, 일 등이 그렇다. 돈은 또 어떤가. 자본주의 물질만능 세상에 돈이야말로 다다익선(多多益善) 아닌가 싶다가도, 돈 버느라 몸 상하고 돈 때문에 관계 망치는 숱한 사례들을 보면 돈 역시 과유불급이다.
분명한 점은 다수의 한국인이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압도적인 1위다(2017년 10월말 기준). 65~75세 노인빈곤율은 42.7%, 76세 이상은 60.2%로 38개 회원국 평균의 각각 4배와 4.2배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수도권과 5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25∼74세의 비은퇴자 19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5일 발표한 '은퇴준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54.5점에 그쳤다. 2014년부터 2년마다 조사하는데 2014년 57.2점, 2016년 55.2점으로 연거푸 뒷걸음질이다. 은퇴 준비상황에 대한 응답자 자기 평가점수는 2014년 57.7점, 2016년 53.3점, 올해 49.6점으로 위기를 느끼는 정도도 심해졌다.
노후준비에 대해서는 앞으로 상당기간은 과유불급의 우려를 제쳐 두어야하는 이유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모자란다. 정부의 복지정책이 더욱 강화되어 최소한 저 노인빈곤율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만이라도, 노후준비에 과유불급은 없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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