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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87> 암세포를 잘 죽이면 암이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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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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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에 실패하여 암환자가 되면 사람들은 암을 고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병원을 찾아가는데, 병원에서는 주로 암세포를 수술하여 제거하거나 항암제와 방사선과 같은 항암물질을 이용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려 한다. 여기에는 암세포를 잘 죽이면 암은 나을 거라는 전제가 숨어 있는데, 과연 그럴까?

몸 안에 있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다 죽이면 암은 낫는다. 현대의학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죽이지 못하여 암에 걸렸을 때 면역세포의 역할을 대신하여 암세포를 죽여줄 항암물질을 수십 년 동안 수없이 찾아냈다. 이 항암물질들이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암 치료에 성공하였다면, 암은 벌써 정복되었을 것이다. 항생제가 발견되면서 대부분의 박테리아성 질병이 자취를 감추었듯이.
항암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제약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항암제는 종류가 수백 종에 이르고, 연간 매출 약 80조원은 1천조 원의 세계 제약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암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암은 잘 낫지 않으며, 환자들은 죽어가고, 또 다른 항암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람들은 항암치료 받고 암이 작아지면 잘 치료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암 크기가 작아지지만, 내성이 있는 암세포는 살아남기 때문에 나중에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는다. 또한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T세포라는 면역세포와 T세포를 만드는 골수세포를 함께 죽여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면역세포인 백혈구가 많이 죽으면 면역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하는데,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순간부터 항암제 때문에 기능이 약해진 면역세포가 살아남은 암세포를 제대로 죽이지 못하므로 암은 빠른 속도로 다시 커진다. 그래서 항암치료는 암 크기를 잠시 작아지게 하여 ‘언 발에 오줌을 누는’ 효과를 나타내는 임시방편일 뿐, 암을 낫는 길이 아니다.
항암물질이 면역세포도 죽이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발암물질은 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변질시키는데, 변질된 유전자의 일부는 정상으로 복구되고, 일부는 자멸사 유전자에 의해 스스로 죽는다. 일부 세포는 건강한 세포만 만드는 유전자와 손상된 세포가 스스로 죽는 자멸사 유전자가 변질된 채 살아남아 암세포가 된다.

암세포는 일부 유전자가 변질된 것을 제외하면 정상세포와 똑같다. 따라서 항암물질은 면역세포를 포함한 정상세포도 죽일 가능성이 높다. 면역세포는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죽이는 물질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항생제가 세균은 잘 죽이면서 정상세포는 손상시키지 않는 것은 인간의 세포와 세균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항암물질로 암을 낫기가 어렵다면, 암 세포를 죽이지 않고 나을 수는 없을까? 열쇠는 면역세포가 가지고 있다. 암 환자가 되는 것은 암세포를 잘 죽이던 면역세포가 5년 내지 10년 전부터 제대로 죽이지 못해 암세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발암물질에 많이 노출되고, 면역세포의 환경이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것을 개선하여 면역세포가 면역력을 회복하면 암은 낫는다.

한편으로 발암물질을 차단하여 면역세포의 일감을 줄여주고, 다른 한편으로 면역세포가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나머지는 면역세포가 알아서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치유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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