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20종류의 확실한 발암물질을 1그룹으로, 개연성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발암물질을 2그룹으로 분류한다. WHO와 각국의 암 연구기관도 이와 유사한 암 위험인자를 발표하고 있고, 우리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도 발암물질을 감안하여 암 예방 10대 수칙을 발표하였다.
술도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IARC는 1988년부터 알콜을 1그룹 발암물질로 분류하는데, 한 연구는 전 세계 암 발생의 3.6%와 사망자의 3.5%는 알콜 때문으로, 또 다른 연구는 남성 암 환자의 1/10을 알콜 때문으로 분석한다. WHO는 매년 전 세계 사망자의 5.9%인 330만 명이 알콜 때문에 암을 포함한 각종 질환으로 죽는다고 한다.
음식에는 아플라톡신, 벤조피렌, 카드뮴, 크롬, 다이옥신, 가공육 등과 같은 다양한 1그룹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이런 물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나 방부제나 항생제, 살충제, 감미료 등 각종 첨가제가 들어있는 햄,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등의 가공육, 전자레인지 팝콘, 양식 연어, 탄산음료, 정제된 흰 설탕과 흰 밀가루나 GMO 식품은 자제해야 한다.
이 밖에도 작업장과 관련하여 비소, 석면, 벤젠, 벨륨, 카드뮴, 크롬, 니켈, 라돈, 염화비닐, 라듐, 플로토늄, 납 등과 생활과 관련하여 미세먼지, 나무먼지, 가죽먼지,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헬리코박터균 등도 1그룹 발암물질이다.
발암물질에 노출된다고 모두가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발암물질 때문에 돌연변이가 생긴 유전자의 일부는 수리되어 정상으로 복구되며, 손상이 심한 세포는 자멸사 유전자에 의해 스스로 죽고 일부만 암세포로 변한다. 또한 일부 암세포는 면역세포가 죽이기 때문에 암세포의 일부만 살아남는다. 누구나 발암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2/3의 사람들은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다.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점과 암환자가 되는 시점, 암환자로 진단되는 시점사이에는 긴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발암물질의 위험성을 간과하기 쉽다. 보통 암에 걸리면 5년 내지 10년 이상 지난 뒤에야 발견된다. 그렇다고 발암물질을 무시하는 것은 용감한 것이 아니라 무모한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발암물질에 많이 노출될수록 암에 걸릴 확률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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