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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85> 우리는 암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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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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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가 암을 좋아하게 되고 암에 걸렸음을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 암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서 암의 원인을 깨닫고 생활을 바꿔 암은 물론 다른 질병도 낫고 덤으로 가족들의 건강까지 얻은 사람들에게 암은 축복이며 감사의 대상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암은 공포와 미움의 대상이며 내가 살기 위하여 반드시 죽여 없애야 할 적이다.

현대의학은 암세포를 적으로 여기고 암을 치료하기 위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하여 왔다. 첨단 기술을 이용한 암 수술과 각종 항암제의 개발, 다양한 방사선 치료법의 발전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암세포를 잘 죽이면 암은 나아야 할 텐데, 왜 암은 여전히 잘 낫지 않고, 암으로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까?
우리 몸에서는 하루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면역세포인 백혈구가 이들을 모두 죽이기 때문에 우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우리는 암환자가 된다. 병원에서 암세포를 죽여도 암이 잘 낫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상세포의 분열과 죽음, 그리고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포도당이나 지방산과 같은 영양소를 태워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할 때 죽는다. 죽어서 손실되는 세포와 성장에 필요한 세포는 세포의 분열을 통해 공급받는다. 분열할 필요가 없는 세포는 분열하지 않지만, 분열이 필요한 세포는 지속적으로 분열하여 똑같은 모양의 두 개의 새로운 세포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세포의 분열과 죽음 과정에는 신비스러운 시스템이 숨어있다. 세포분열 과정의 여러 곳에 세포분열주기 체크포인트라 부르는 분열통제 장치가 있어서 건강한 세포만 필요한 만큼 만들어낸다. 수명이 다하여 늙은 세포나 불필요한 세포, 손상된 세포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있는 ‘자멸사(自滅死, apoptosis)’의 방법으로 스스로 죽으며, 다른 세포에 해를 끼치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세포가 분열할 때 건강한 세포만을 필요한 만큼 만들 수 있도록 통제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세포는 스스로 죽는 자멸 프로그램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고마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분열통제와 자멸사가 정상작동을 하지 않으면 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하여 덩어리인 종양이 되고 좀처럼 스스로 죽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암이다.

우리가 세포에 대하여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세포분열주기 체크포인트와 자멸사의 예에서 보듯이 모든 세포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유전자의 형태로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 시스템을 잘 유지하여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세포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이 세포들의 주인인 우리의 몫이며 이를 망가뜨리면 암세포가 생기는 것이다.

암세포가 성장하여 암환자가 되는 과정에는 발암물질과 세포의 환경, 그리고 면역세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질시키는 발암물질에 많이 노출되고 세포의 환경이 나쁠수록 암세포는 많이 생기며, 암세포가 많이 생기고 면역세포의 환경이 나쁠수록 암환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암을 예방하고 걸린 암을 자연치유하기 위해서는 발암물질을 차단하고, 암세포의 발생·성장 환경과 면역세포의 활동환경을 개선하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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