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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80> 면역세포의 과민반응, 앨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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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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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나 독감을 비롯한 세균성 질환이나 암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면역세포의 실패인데, 여기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면역력이 약해 세균성 질환이나 암으로부터 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면역세포가 혼란에 빠져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며, 셋째는 면역 과민반응으로 흔히 알레르기라 부르는 앨러지다.

앨러지는 꽃가루나 우유, 달걀과 같이 사람들에게 별로 해롭지 않은 어떤 물질(앨러지 항원)에 대해 면역세포가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면역세포는 원래 세균을 만나면 항체를 생산하는데, 해롭지 않은 물질을 만났을 때 항체를 만들고, 이 항체가 같은 물질을 다시 만나면 히스타민과 같은 화학물질을 분비해 피부나 콧구멍, 기도, 소화기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세계앨러지기구(WAO)에 따르면 앨러지는 대부분의 선진국 인구의 20% 이상이 앓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특히 천식과 아토피는 1960~1970년대에 산업화된 국가에서 퍼지기 시작해 1980년대 이후에 더욱 증가했다. 미국은 성인의 30%, 어린이들의 40%가 앨러지를 앓고 있으며, 영국은 성인의 44%가 앨러지 환자인데, 이 가운데 48%가 하나 이상을 앓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앨러지 환자가 적지 않다. 앨러지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1430만 명에서 2016년에는 1497만 명으로 4.7% 증가했으며, 2016년의 환자 수는 전 국민의 30%에 이른다. 종류별로는 앨러지성 비염 환자가 668만명(2016년), 천식 환자가 161만명(2015년)이나 된다.

앨러지 항원은 매우 다양하며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다. 먼지나 꽃가루와 같이 공기 속에 들어있는 미세한 물질이 눈이나 코, 폐와 접촉하면 가려움, 재채기, 숨 가쁨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 앨러지는 복통, 구토, 설사,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을 보이고, 곤충 침,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 라텍스 등에도 다양한 증세를 보인다.
앨러지 원인으로는 유전, 성(性), 인종, 연령 등의 인적 요소와 음식, 라텍스, 약물, 생활방식 등 환경적 요소로 나눌 수 있는데, 인적 요소 가운데는 유전적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70%정도, 이란성 쌍둥이는 40% 정도가 같은 앨러지를 가지고 있고, 앨러지 부모의 자녀들은 앨러지 환자가 많아 앨러지의 유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앨러지의 유전적인 원인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늘어나는 최근의 앨러지 증가를 설명하지 못하며, 대책마련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세균에 더 적게 노출되는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에게 앨러지가 더 많이 발생하는 현상은 생활방식을 포함한 환경적 요소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위생가설이다.

사회의 발전과 함께 앨러지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는 복잡한 검사를 거쳐 개인별 앨러지 항원을 찾아내 접근을 차단하거나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는 증세완화에 그치고 있다. 일부 앨러지는 위생가설에 근거해 앨러지 항원에 노출을 늘려주는 면역요법이 효과적이나, 발전을 거슬러 옛날로 돌아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평소에 최상의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명스위치를 켜는 친생명적인 생활(생명이야기 68편 참조)’을 하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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