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간질환 가운데 주요 사망원인인 간암은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에서 훨씬 많이 발생한다. 동부 아시아는 북부 유럽보다 여섯 배나 많다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몇 나라를 제외하면 발생자나 사망자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인 간질환 후진국이다.
2016년 간질환 사망자 중 조기 사망자의 비율은 70세 미만이 61.0%, 60세 미만이 37.6%였으며, 간질환 종류별로는 간염과 간경화(71.5%, 50.0%)가 간암(54.4%, 29.9%)보다 조기 사망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성별로는 간질환의 종류에 관계없이 남자 사망자가 여자 사망자보다 3배 정도 많았다.
이처럼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유난히 많고, 조기 사망자의 비율이 매우 높으며, 남자가 훨씬 많은 특징이 있다. 이러한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 이면에는 간질환 초기단계에 진행이 느리고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발병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부재가 존재한다.
간질환은 대부분 간염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간염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염의 원인으로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기생충 등의 감염 이외에도 알코올의 과잉섭취, 독성물질과 약물의 섭취, 자가면역성, 비알콜성 지방간, 허혈성 간염 등이 대체로 지적되는데, 크게 세균감염에 의한 경우와 그 밖의 원인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균감염으로 인한 간염은 사전에 감염을 차단하고, 감염이 된 다음에는 발병이나 진행을 막기 위해 위험인자를 줄여야 하는데,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세균감염 이외의 간염은 그 원인이 다양하지만, 알콜이나 담배연기와 같은 발암물질이나 각종 독성물질과 약물을 포함한 위험인자들이 잘 알려져 있어 노력하기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간을 들볶는, 간질환의 위험인자를 버리지 않고 간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은 없다. 특별한 약이나 음식으로 해결하려는 방법은 오히려 해독의 기능을 수행하는 간에 부담을 줄 우려도 있다. 간질환의 위험인자를 최소로 줄이고, 생명스위치를 켜는 친생명적인 생활(생명이야기 6편 참조)로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선의 길임을 기억하자.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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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