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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70>독감이 두려워할 괄목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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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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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감기는 비슷한 점이 많지만, 원인이 되는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기 바이러스와 달라 차이점도 적지 않다. 감기는 대체로 환절기에 잘 걸리며,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1주일쯤 지나면 낫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 아니지만, 독감은 대체로 감기보다 전염 속도가 빠르고, 증세가 강하며, 많은 사람이 사망하기 때문에 감기보다 더 잘 대비할 필요가 있다.

독감은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데, 고열과 근육통이 심하고, 합병증으로 폐렴을 흔히 동반한다. 약 5000만 명이 사망한 1918년 스페인 독감, 100만~200만 명이 사망한 1957년 아시아 독감과 1968년 홍콩 독감처럼 전염력과 치사율이 매우 높은 변종도 있어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조류독감, 돼지독감 등 새로운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독감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왔다.
독감에 걸리면 약으로는 독감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해 치료가 어려워 감기처럼 예방이 최선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환자와의 접촉이나 분비물을 통해 눈이나 코, 입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을 피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감염을 막는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감염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맞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는 제한적임을 기억해야 한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만들어지는 항체는 6개월 정도 항원과 같은 종류의 독감에만 면역효과가 있는데, 독감 바이러스는 수시로 변이를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예측과 다른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백신의 예방효과는 없다.

이처럼 감염경로의 차단이나 백신 접종만으로는 독감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예방법은 무엇일까. 태어날 때부터 몸 안에 가지고 있는 방어체계인 면역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의 방위와 치안을 담당하는 군과 경찰이 제 기능을 못하면 도둑이나 강도,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독감에 걸린 사람도, 독감으로 죽은 사람도 항상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었다. 면역력이 약해졌다면 외부에 눈을 돌리지 말고 약해진 원인을 찾아 회복시키는 것이 느려 보이지만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다.

독감에 걸리면 면역세포들은 비상사태임을 인식하고 긴급하지 않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여 독감 바이러스의 제거에 전념하는 긴급조치를 취하는데, 이러한 면역 활동이 성과를 나타내 독감 바이러스가 모두 제거될 때 비로소 낫는다. 따라서 이런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는 것이 빨리 낫는 지름길이다.

긴급하지 않은 육체적·정신적 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동물들처럼 단기간 금식하거나 과일위주로 가볍게 식사하며,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생명이야기 69편 참조).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고통이 너무 심할 때에 한해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언젠가 스페인 독감이나 홍콩 독감보다 더 강한 독감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독감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우리 면역시스템을 최상으로 유지(생명이야기 68편 참조)해 모든 독감이 두려워하는 괄목상대로 만드는 것이다. 높은 면역력은 덤으로 어떤 종류의 세균도 막아 주는 값진 선물을 선사할 것이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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