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포는 어떤 기능을 하든 반드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 에너지는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이름의 발전소에서 생산한다. 세포는 음식에서 흡수한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과 같은 영양소와 산소를 원료로 공급받아 에너지를 생산하고, 노폐물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CO₂)와 물(H₂O), 요소는 내 보내는데 이 때 원료와 노폐물을 운반하는 것은 순환계의 몫이다.
순환계는 심장 혈관계와 림프계의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심장 혈관계는 심장과 혈관, 피로 구성돼 있으며, 피는 혈관을 통해서만 이동한다. 모든 세포는 혈관과 연결돼 있어서 혈관을 한 줄로 이으면 약 10만km로 지구둘레를 두 바퀴 반 돌 만큼 길다.
이처럼 혈관은 우리 몸에서 영양소와 산소를 포함한 모든 물질이 이동하는 통로이다. 도로와 철도, 하늘길, 뱃길, 골목길, 송유관, 가스관, 전기선, 상하수도관을 모두 합친 기능을 하는 생명줄인 셈이다. 혈관에 문제가 생겨 필요한 물질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 혈관의 위치에 따라 5분 이내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5년 심장질환과 뇌졸중 사망자는 사망 원인 1위로 전 세계 사망자의 31.0%를 차지해 암으로 인한 사망자 14.5%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5년 암 사망자가 27.9%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고혈압 등 전체 혈관질환 사망자 21.0%보다 훨씬 많다.
또한 혈관질환 사망자는 암 사망자보다 투병기간이 대체로 짧으며, 고통도 적고, 뇌졸중이나 고혈압 환자는 상당기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혈관질환 환자의 숫자도 적어서 우리는 혈관질환에 대한 두려움이나 관심이 암보다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고혈압 환자가 752만 명에 이르고, 2년 전보다 6.4%, 8년 전보다 27.5% 늘어나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혈관을 망가뜨리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지속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싱싱한 혈관을 바탕으로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생활습관을 과감히 고쳐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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