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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휘게라이프'가 환경오염의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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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삶의 방식은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당신의 삶은 한 번뿐이다"를 테마로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욜로(YOLO)'가 유행이었습니다.
차곡차곡 미래를 대비하던 과거 세대와 다른 절망적(?) 환경에 처한 청춘들의 세태를 반영합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이들에게 욜로는 해방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욜로는 극히 일부에게만 허락된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욜라(YOLA)'입니다.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데 오늘만을 즐기며 살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등장한 욜로의 반대 개념입니다. 욜라(YOLA)는 Yong Needs Pension(젊으니까 연금에 가입하라), Ongoing Wealth Management(지속해서 자산관리를 받아라), Long term Investment(장기 투자하라), Assert Allocation(균형 있게 자산을 분배하라)의 첫 글자를 따온 것입니다.

욜로식 삶의 방식을 경계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삶의 태도를 뜻합니다. 미래를 대비하며 살라는 잔소리 같은 말이지요. 필요하긴 하지만 썩 내키는 삶은 아닐 겁니다.
같은 시기에 '휘게(Hygge)'가 주목받은 이유를 알만 합니다. 휘게는 욜로와 욜라의 적절한 포용점에 위치하고 있는 듯 합니다. 휘게는 웰빙(Wellbeing)을 의미하는 노르웨이어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형용사로 '휘겔리(Hyggeligt)’라는 단어와 함께 덴마크에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안락함', '편안함' 정도의 뜻이 될 겁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황이나 감정을 포괄하는 의미입니다.

휘게라이프는 덴마크의 행복 지수와 관련이 있습니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간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는 2012년, 2013년, 2015년에 세계 157개국 가운데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로 국민들이 행복한지는 모르겠으나 휘게라이프를 중시하고 있으며, 휘게라이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요소는 '공간의 안락함'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덴마크는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겨울입니다. 춥고 비도 많이 내리지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곁에 있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집안을 가꾸는 산업도 발전합니다. 간결한 인테리어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꾸며놓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깁니다.

가족과 친한 친구들끼리 소수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 가족이 서로 친밀감을 느끼며 만족과 행복을 공유하는 상태를 휘게라고 표현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 등이 휘게인 것이지요.

덴마크 사람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퇴근 후의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는 것을 당연시 합니다. 온 가족이 모여 공원에 가거나 영화를 보고, 집안을 함께 꾸미며, 함께 메뉴를 정하고 함께 요리합니다. 요리가 완성되면 타오르는 벽난로 앞에서 함께 식사를 즐기는 휘게 라이프를 즐깁니다.


문제는 '벽난로'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히면서 휘게 라이프에 먹구름이 끼었다는데 있습니다. 춥고 긴 겨울을 나야 하는 덴마크인들에게 벽난로는 가족과 가족, 가족과 이웃을 이어주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덴마크 일간지인 베를링스케(Berlingske)가 국가환경에너지센터(DCE)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국가환경에너지센터(DCE)의 보고서는 인구 60만 명인 수도 코펜하겐의 벽난로 갯수는 1만6000여개에 달하고, 덴마크 전역에는 75만 여개의 벽난로가 존재합니다.

코펜하겐 1만6000여개의 벽난로들이 연간 내뿜는 미세먼지의 양이 코펜하겐의 모든 자동차들이 1년간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양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덴마크 전역의 75만 여개 벽난로가 배출하는 유해물질의 양은 덴마크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의 6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환경전문가들은 덴마크 환경오염의 가장 큰 적은 '벽난로'라고 공공연히 밝혔고, 유명 일간지 베를링스케가 이런 내용들을 보도하면서 휘게라이프의 핵심인 벽난로가 환경오염의 주범임을 공식화한 것이지요. 실제로 환경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벽난로 사용을 자제하자거나 친환경 벽난로로 교체하자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휘게라이프에서 친환경을 제외할 수는 없겠지요. 환경을 도외시한 편안한 삶은 생각할 수 없을테니까요. 과학으로 상처받은 환경은 더 진보한 과학으로 고쳐야 하는 것일까요? 덴마크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휘게라이프를 추구하는 많은 나라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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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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