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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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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52%는 버려집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52%는 버려집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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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우리가 사용하기 위해 생산된 에너지는 100% 활용되지 못합니다. 새거나 버려지는 에너지가 사용되는 에너지보다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의 체온은 항상 36.5℃인데 주변 온도가 이보다 낮으면 몸에서 열이 빠져 나옵니다. 평소 깨어있을 때는 120와트(W) 정도의 열이 빠져 나가고, 잘 때 75W, 가볍게 움직이거나 운동할 때 190W, 거칠게 움직이거나 힘든 운동을 할 때는 700W 정도의 열(에너지)이 버려진다고 합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48%만 제대로 사용되고, 나머지 52%는 손실됩니다. 설비가 낡은 노후발전소는 에너지 손실이 65%나 된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전파의 3%만 사용되고, 나머지 97%는 공중에 버려집니다.

스마트폰을 한 번 충전하는데 2.5W가 필요한데 스마트폰에서 새는 전파만 따로 모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따로 충전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거나 버려지는 에너지만 모아서 재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까요?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때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하얀 수증기도 버려지는 열입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열을 '폐열(廢熱)'이라고 하고, 폐열처럼 버려지거나 손실되는 에너지를 수확(Harvesting)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고 합니다.

에너지를 수확해 재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는 뜻입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에 이용되는 에너지는 신체에너지, 열에너지, 태양광에너지, 전자파에너지, 진동에너지, 위치에너지, 중력에너지 등 다양합니다. 태양전지를 이용해 버려지는 태양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이미 상용화돼 널리 활용 중인 태양광 발전도 에너지 하베스팅의 일부입니다.

이처럼 에너지를 수확하는 원리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는데 버려지는 열을 모으면 열전 하베스팅, 분자 운동이나 모양의 변화로 소모 되는 에너지, 즉 물질에 일정한 압력을 가했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으면 압전 하베스팅이라고 부릅니다. 또, 금속 등이 고에너지 전자기파를 흡수 할 때 전자를 내보내는 현상을 이용할 때는 광전 하베스팅이라고 합니다.
보다폰의 '파워 포켓' 핫팬츠와 조끼. 춤출 때마다 몸에서 발생한 열이 핫팬츠와 조끼로 전달돼 전기가 만들어져 휴대폰이 충전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보다폰의 '파워 포켓' 핫팬츠와 조끼. 춤출 때마다 몸에서 발생한 열이 핫팬츠와 조끼로 전달돼 전기가 만들어져 휴대폰이 충전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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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하베스팅에 이용되는 에너지는 어떻게 수확할까요? 신체에너지 하베스팅은 사람이 움직일 때 몸에서 발생하는 체온, 정전기, 운동에너지 등을 이용합니다. 작은 움직임을 에너지로 바꿔 사용하는데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온도와 외부 기계와의 온도차를 이용하거나 작은 움직임들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공급합니다.

보다폰의 '파워 포켓' 핫팬츠와 조끼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춤을 출 때마다 몸에서 발생한 열이 핫팬츠와 조끼로 전달돼 전기가 만들어져 휴대폰이 충전되는데 이 때 충전된 전기는 스마트폰을 4시간 이상 충전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태양광에너지 하베스팅은 마치 커다란 태양광 패널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은 크기의 패널만으로도 태양열이 전기에너지로 변환돼 편리하게 사용됩니다. 'Window Socket'이라 불리는 휴대용 콘센트는 창문에 붙여 놓으면 접착면의 패널이 태양열을 받아 전기로 바뀝니다. 전기 생산양이 많지는 않지만 급할 때 스마트폰을 충전할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진동에너지 하베스팅은 대형 회전기나 구조물을 통해 만들어지는 진동이나 충격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진동을 통해 하루에 약 2㎾h 정도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축구공을 30분 차고 놀면 LED 전등을 3시간 동안 켤 수 있으며, 걸어 다니면서 바닥을 누르는 충격에너지를 통해서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열에너지 하베스팅은 온도 차로 열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킵니다. 온도 차에 따라 특정 물질에 전류가 흐르는 '열전효과'를 이용한 것인데 산업현장 곳곳에서 새어 나오는 열을 모아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합니다. 중력에너지 하베스팅은 진동에너지와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통행료 납부 톨게이트, 횡단보도 일시 정지선 등에서 자동차의 압력을 이용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얻는 것입니다.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윈도우소켓.[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윈도우소켓.[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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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에너지 하베스팅은 수력발전소가 좋은 모델입니다. 수력발전소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의 힘을 이용해 대부분의 전기를 만드는데 이렇게 사용된 물을 바깥으로 흘려 보낼 때도 소규모 동력장치를 달아 전기를 생산합니다. 전자파에너지 하베스팅은 스마트폰 전파나 방송전파 등 공기 중에 흘려 보내는 전자파들을 모아 독립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광전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합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 '에너지 수확기'입니다. 독일의 디자이너 데니스 시겔이 개발한 장치인데요. 휴대전화, 컴퓨터, 전기장판 등 전기가 흐르는 곳에 수확기를 갖다 대면 내장된 배터리가 충전됩니다. 전자기기 주변에 방출되는 여분의 에너지를 모아 스마트폰 등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영국의 드레이슨 테크놀러지사에서 전자파에너지 하베스팅 기기인 '프리볼트(Freevolt)'를 개발했고, 미국의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는 무선주파수로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폰케이스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 탄소 발생이 없는 친환경적이기도 해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대량 생산을 통한 제품가격의 인하, 내구성과 신뢰성 등이 검증돼야 합니다. '②에너지의 재사용-에너지 하베스팅의 미래' 편에서 실제 세계 각지에서 활용되고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의 사례를 함께 살펴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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